앞으로 동물학대범죄를 저질러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면 법원 판결로 최대 5년 동안 동물을 키우거나 돌보지 못하게 된다.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동안 학대자가 소유권을 내세워 피해 동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해도 지방자치단체가 반환을 거부하고 격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2119호)이 2026년 10월 27일 관보에 게재돼 공포됐다. 10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29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된 뒤 10월 2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개정 법률은 부칙에 따라 공포 1년 뒤인 2027년 10월 28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핵심은 신설된 동물사육금지명령 제도(제16조의4부터 제16조의11)다. 검사는 동물학대범죄로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 가운데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는 사람을 상대로 사육금지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범위에서 사육 금지 기간을 정해 판결로 선고하며, 피명령자는 해당 기간 보호관찰관의 감독을 받는다. 이를 어기고 동물을 사육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해당 동물의 소유권은 지자체로 귀속된다.
이번 개정으로 1991년 동물보호법 제정 이후 35년간 이어진 제재 공백이 해소될 전망이다. 그동안은 동물학대범을 징역형이나 벌금형으로 처벌하더라도 형 집행을 마치면 다시 동물을 입양해 학대를 반복하는 악순환을 막을 법적 수단이 없었다. 2022년 전부개정 당시에도 사육금지명령 도입이 추진됐으나 기본권 제한과 무죄추정 원칙 위배 논란으로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학대자가 재판 도중 소유권을 주장하며 동물 반환을 요구할 때 지자체가 거부할 수 없었던 사각지대도 정비됐다. 개정안은 학대 혐의로 기소된 경우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지자체가 동물을 소유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보호조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제41조 제3항). 동물을 상해에 이르게 한 뒤에야 개입하던 사후 처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피해 동물과의 물리적 분리를 제도화한 것이다.
유기·방임 처벌 기준도 한층 엄격해졌다. 유실·유기동물의 정의(제2조 제3호)에 기존 공공장소뿐 아니라 '동물병원 또는 동물위탁관리업을 영위하는 업체'를 추가했다. 병원이나 애견호텔 등에 맡긴 뒤 찾아가지 않는 변칙 유기를 처벌하기 위해서다. 소유자의 적정 사육·관리 의무(제9조) 역시 기존 권고 수준인 '노력하여야 한다'에서 강제 규정인 '한다'로 개정됐다.
맹견과 상해 사고 안전 관리 체계도 손질됐다. 맹견사육허가는 3년마다 갱신해야 하며(제18조의2), 맹견 출입금지 장소는 학교와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약국으로 확대됐다(제22조). 등록대상동물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 사고를 일으킨 경우 지자체장은 기질평가 재실시나 견주 교육·훈련 명령을 내릴 수 있다(제16조 제5항).
이 밖에도 번식장 난립을 막기 위해 동물생산업 허가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갱신제를 도입했다(제69조). 군견이나 구조견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동물을 체계적으로 돌보기 위한 은퇴 봉사동물 지원센터 설치 근거(제16조의3)도 새로 포함됐다.
동물보호단체는 사육금지명령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과제를 짚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동물자유연대는 공동성명에서 학대 재발을 사전에 막을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격리 대상을 피학대 동물을 넘어 가해자가 보유한 모든 동물로 넓히고 영구 사육금지 도입 등 추가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