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역주행 차량에 사고를 당해 입원 치료 중인데, 가해 운전자가 사망하고 유족이 빚을 이유로 상속을 포기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온라인 법률 상담 공간에는 가해자의 사망과 상속포기로 손해배상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피해자들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현장에서 사망하면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328조 등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다. 형사 절차가 그대로 끝나면서 형사합의금 논의도 사라지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족 상속포기와 무관한 직접청구권
가해자가 사망하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채무는 법정상속인에게 승계된다. 그러나 유족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3개월 내에 상속포기를 하거나 제1028조의 한정승인을 신청하면 상속인 개인의 고유재산을 상대로는 집행할 수 없다.
이때 피해자가 손해를 전액 회복할 수 있는 길은 가해 차량 자동차보험사에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상법 제724조 제2항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0조 제1항은 교통사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자동차보험사에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법원도 가해자가 사망하거나 상속 문제가 얽히더라도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은 독자적으로 유지된다고 판단했다(93다48373 판결). 상속인이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더라도 피해자 구제를 위한 직접청구권의 본질은 침해되지 않는다는 판례도 확립돼 있다(2003다38573 판결).
음주 사고부담금은 내부 문제…피해보상 먼저
가해자의 음주운전 사실 역시 피해자의 보험금 수령을 막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2022년 7월 28일 시행된 개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음주운전 사고 발생 시 의무보험 한도 내 손해 전액을 가해자에게 사고부담금으로 구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이는 자동차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한 뒤 가해자나 상속재산 측에 사후 청구하는 내부 구상 절차다. 보험사가 가해자의 음주나 사망을 핑계로 피해자의 합의금이나 치료비 지급을 미루거나 깎을 수는 없다.
실무 절차와 무보험 대응법
피해자는 가해자 유족을 상대로 무리하게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보다 가해 차량의 대인배상 접수번호를 확보해 입원·수술 치료비 지불보증을 받아야 한다. 치료가 끝나는 시점에 일실수입과 위자료를 포함한 전체 손해액을 산정해 보험사와 합의하거나 보험사를 피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다.
가해 차량이 종합보험에 들지 않은 책임보험 차량이거나 무보험 차량이라면 다른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피해자 본인이나 직계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자동차상해 특약으로 초과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으며, 이마저도 없다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 제1항에 따른 정부보장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