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에 돌려준 과징금과 환급가산금이 약 2,000억 원에 이르는데도 대외적으로 승소율을 90%대로 알려 통계를 부풀렸다는 비판에 공식 반박했다. 법원의 사건 분류 체계에 따라 일부승소를 포함한 결과이며 부과 처분의 정당성을 사법부에서 인정받았다는 취지다.
2026년 10월 26일 공정위는 한국일보 보도와 관련해 설명자료를 내고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법원 분류에 따른 공정위 과징금 사건의 승소율은 94%, 과징금액 기준 승소 비율은 93%"라고 밝혔다. 소송 결과와 재산정 등을 반영했을 때 최초 처분액의 대부분이 유지됐다는 판단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판결이 확정된 과징금 부과 행정소송 468건 가운데 공정위가 온전히 이긴 전부승소는 372건으로 79.5%였다. 반면 공정위가 승소 통계에 합산한 일부승소는 68건(14.5%), 패소는 28건(6.0%)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법원이 시정명령 등 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과징금 처분은 과도하다고 판단해 취소·감액한 액수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법원 판결로 취소되거나 재산정된 과징금 4,048억 원 가운데 79.2%에 이르는 3,206억 원이 일부승소 사건에서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공정위가 기업에 돌려준 순환급 과징금은 1,834억 원이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06조에 따라 국고에서 가산해 준 이자(환급가산금)만 163억 원에 달했다. 일부승소로 분류됐으나 과징금 처분이 100% 취소된 사건도 5건(총 228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공정위는 법집행의 실효성에 무게를 뒀다. 공정위는 "일부승소를 승소 범주에 포함한 것은 법원이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위법하다는 핵심 판단과 시정명령의 정당성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과징금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위법성 판단과 시정명령이 유지되면 규제 및 법집행 목적이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승소율과 함께 전부승소율(79.5%) 등 세부 수치도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법무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과징금 불복 행정소송 전략이 한층 정교해질 것으로 본다. 법원이 담합이나 불공정거래 성립 자체는 인정하더라도 관련 매출액 산정의 오류나 비례원칙 위반 여부를 엄격하게 심리한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행정소송에서 위법성 부인뿐 아니라 과징금 산정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정조준하는 분리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