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회사 측 행정 착오로 4대보험이 사전 통보 없이 상실됐다가 재가입됐더라도 실업급여 수급 자격이 곧바로 박탈되지는 않는다. 최종 퇴사일 전 18개월 동안 보수 지급의 기초가 된 날을 합산해 180일을 넘기고, 최종 퇴사 사유가 비자발적 요건을 갖췄다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실무 현장에서는 계속근로기간 1년을 앞둔 10개월 무렵 사측이 임의로 4대보험 상실을 신고해 근로자가 곤란을 겪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고용보험법령과 노동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해 피보험기간 단절 시 구제 절차와 실업급여 수급 기준을 정리했다.

180일 합산과 피보험단위기간 산정

고용보험법 제40조에 따라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일 이전 18개월간 피보험단위기간이 통산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서 피보험단위기간은 고용보험법 제41조상 단순 달력 일수가 아니라 근로일과 유급휴일 등 실제 보수 지급의 기초가 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주 5일 근무자는 통상 주휴일을 포함해 주 6일이 인정되므로 역월 기준으로 최소 7개월 안팎의 연속 근로가 필요하다.

이수진 공인노무사(노무사사무소 청명)는 "동일 사업장이든 복수 사업장이든 퇴사 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가입 기간을 합산하여 피보험단위기간 180일 이상을 충족하고, 최종 이직 사유가 비자발적 요건을 갖추면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0개월 근무 후 4대보험이 일시 상실됐다가 재가입돼 2개월을 더 일한 경우라면 두 기간이 모두 18개월 범위 안에 있어 합산된다.

누락된 기간은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로 소급 정정

상실과 재가입 사이에 발생한 공백 기간에 실제로 계속 일했다면 이를 온전히 복구해 두는 절차가 안전하다. 청소년청년근로권익센터는 "4대보험은 소급 신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실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을 취소하고 첫 근무일부터 가입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주가 상실 신고 취소나 고용정보 내역 정정 신청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근로자가 직접 대응할 수 있다. 고용보험법 제17조에 따라 관할 근로복지공단에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를 제기하면 공단이 직권 조사 후 가입 내역을 소급 정정한다.

정선화 변호사(정선화법률사무소)는 "조회된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실제 근무 사실과 다르거나 누락된 경우, 근로계약서나 급여 통장 내역 등 실제 근무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하여 근로복지공단에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를 제기하면 소급 정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급여명세서와 이체 내역, 출퇴근 기록, 업무 메신저 대화 등이 입증 자료로 쓰인다.

수급 성패 가르는 핵심은 최종 퇴사 사유

가입 기간 요건을 갖췄더라도 수급 여부를 최종 결정짓는 쟁점은 퇴사 사유다.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는 권고사직, 계약 만료, 정당한 사유가 있는 임금 체불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회사를 떠났을 때 원칙적으로 지급된다.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거나 단순 개인 사정으로 자진 퇴사한 경우에는 180일 요건을 채웠더라도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근로자는 퇴사 후 회사가 관할 고용센터에 제출하는 이직확인서에 기재된 상실 사유 코드를 고용24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업주가 비자발적 퇴사를 개인 사정으로 거짓 기재했다면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나 이직확인서 정정 요청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사업주 역시 주의해야 한다. 고용보험법 제118조에 따르면 피보험자격 신고를 게을리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사업주에게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퇴직금 지급을 피하고자 허위로 상실 신고를 하거나 이직 사유를 왜곡한 정황이 드러나면 행정처분은 물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