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오랜 기간 홀로 모시거나 간병한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 자신의 기여를 인정해 달라며 기여분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한 효행이나 가족 사이의 통상적인 부양 수준을 넘어서는 특별한 기여가 입증되지 않으면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은 공동상속인 가운데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 상속분에 기여분을 가산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기여분 청구가 상속재산분할의 전제 문제이므로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나 조정신청이 제기된 경우에 한해 병합해 청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99스28 결정). 상속재산분할 없이 단독으로 기여분 결정만 청구하거나, 이미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마친 뒤 별도로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법적 기준과 판례

가정법원은 기여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심리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중증 질환을 앓던 남편을 5년간 간호한 후처의 기여분 청구 사건에서 원심의 청구 기각 결정을 확정했다(2014스44 전원합의체 결정). 부부간 동거·협조·부양의무(민법 제826조 제1항)를 넘어서는 특별한 부양에 이르러야 하고,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하급심 실무에서도 기여분 인정 비율은 통상 10%에서 30% 선에서 형성된다. 40% 이상의 고율 인정은 다른 상속인이 부양을 전면 방치하고 기여자가 주거 마련과 간병 비용을 전담했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 자금을 사실상 전액 부담한 이례적인 사정이 명백히 입증된 경우에 한정된다.

간병과 재산 증빙 전략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감정적 호소 대신 객관적인 수치와 금융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요양 간병형 기여를 주장할 때는 국민건강보험 장기요양등급 인정서, 입퇴원 기록, 진료 내역, 간병 교대표와 함께 간병비와 요양보호사 비용의 계좌이체 내역을 기간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피상속인과의 동거 사실을 보여주는 주민등록 변동 내역도 필수 제출 대상이다.

재산 형성이나 유지형 기여는 피상속인 명의 부동산 매입 자금 송금 내역, 통장 사본, 채무 대위변제 영수증, 재산세 및 공과금 납부 전표를 갖춰 투입된 자금이 피상속인의 재산 가치 보존이나 상승으로 직결됐음을 증명해야 한다. 공동상속인 가운데 일부가 생전 증여나 결혼 비용 등 특별수익을 받았다면, 기여분 주장과 함께 특별수익 산입을 요구해 분배 기준을 조정하는 절차를 병행한다.

주의해야 할 한계

상속인 지위가 없는 며느리나 사위, 사실혼 배우자는 민법상 기여분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 이들은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아니라 투입된 간병비나 자금의 반환을 구하는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청구 소송을 별도로 제기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기여분 조항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구 민법 제1118조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2020헌가4 결정). 피상속인을 장기간 부양한 상속인이 유류분 반환 청구를 당해 기여 대가까지 반환해야 하는 불합리를 해소하려는 민법 개정이 추진되는 만큼, 향후 유류분과 기여분의 상계 범위와 관련한 실무 추이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