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국토관리청이 도로점용허가 권한과 선행 절차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 때문에 첫 삽도 뜨지 못했던 식품가공공장이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으로 착공의 길을 열었다. 국도 구역과 지자체 시설 진입로가 겹친 땅에서 지자체의 비관리청 공사시행허가와 민원인의 도로점용허가를 순차적으로 묶어 행정 공전을 풀어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6년 10월 30일 전남 신안군가족센터에서 권석원 상임위원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식품가공공장 진출입로 확보를 위한 관계 기관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고충민원을 낸 지역특산품 제조·가공업체 대표 A 씨와 신안군, 국토교통부 광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가 참석했다.
A 씨는 전남 신안군 압해읍 신장리 일원에 식품가공공장을 짓기 위해 국도 2호선 신장교 하부 도로구역 일부를 진출입로로 쓰려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관계 기관 간 권한과 절차 해석이 엇갈리면서 허가가 장기간 지연됐다. A 씨는 공장을 착공하지 못하자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냈다.
쟁점은 교량 하부 도로구역의 인허가 주체와 선행 절차였다. 신안군은 국도 2호선 신장교의 도로관리청인 광주국토관리사무소가 교량 하부 도로구역의 점용허가 처분을 직접 주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광주국토관리사무소는 해당 구역이 신안군 상하수도사업소 진출입로로 쓰이는 만큼 관련 법령에 따른 비관리청 공사시행허가 절차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맞섰다.
현행 도로법 제61조는 도로 구역에서 공작물이나 시설을 신설·개축·변경하거나 그 밖의 목적으로 도로를 점용하려는 자는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36조는 도로관리청이 아닌 자가 도로관리청 허가를 받아 도로공사를 시행하거나 유지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권익위는 이날 현장조정회의에서 두 절차를 순차 이행하는 중재안을 확정했다. 합의에 따라 신안군은 11월까지 광주국토관리사무소에 신장교 하부 상하수도사업소 진입도로 공사시행허가를 신청한다. 광주국토관리사무소는 신안군과 협의해 이를 승인하기로 했다. 이어 A 씨가 신안군에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하면 신안군은 광주국토관리사무소와의 협의 및 회신 내용을 반영해 최종 도로점용허가를 처분한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5조에 따라 조정서 작성과 당사자 기명날인으로 성립된 조정은 민법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 이번 조정은 국도와 지자체 기반시설이 혼재된 토지에서 인허가 관할을 둘러싼 기관 간 공전을 선행 공사시행허가와 후속 점용허가 협의로 풀어낸 실무 사례다. 유사 입지 기업의 인허가 분쟁 해결에 기준이 될 전망이다.
권석원 상임위원은 “이번 조정은 행정기관 간의 입장 차이를 적극적인 소통과 상호 협력을 통해 원만히 해소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 고충 현장을 직접 찾아가 소통하며 적극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