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경영권 변동이 걸린 대규모 유상증자나 인수 계약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들인 내부자와 정보 수령자들이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이들은 수억 원에서 십수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겼다. 상장사 임직원뿐 아니라 계약을 맺는 상대 법인의 임직원, 지인을 건너 정보를 전달받은 2차 수령자까지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돼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 유치 과정의 정보 통제 책임이 한층 무거워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신진창)는 2026년 10월 28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2건을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통보하고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금융당국은 혐의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집행한 뒤 디지털 포렌식 분석과 문답 조사를 거쳐 혐의를 확인했다.
첫 번째 사건은 상장사 A 회사의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대규모 유상증자 정보를 이용한 사례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상장사 E 회사 및 관계사 임직원들과 이들의 지인들은 직무상 알게 되거나 전달받은 미공개중요정보를 주식 매매에 이용해 약 12억5,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명인의 대규모 유상증자 참여,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경영권 변동, 재무구조 개선 및 여유 자금을 활용한 신사업 추진 가능성 등이 A 회사 주가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증선위는 이들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74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통보했다.
두 번째 사건에서는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하려던 비상장법인의 임직원과 다차 정보수령자들이 적발됐다. 상장사 I 회사의 경영권을 양수하기로 계약을 맺은 비상장법인 J 회사의 사내이사 K 씨는 주식 양수도 및 유상증자 계약 체결 정보를 직무상 알게 됐다. K 씨는 이를 지인인 1차 정보수령자 L 씨에게 전달해 I 회사 주식을 매매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L 씨는 이 정보로 직접 주식을 거래해 K 씨와 함께 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고, 친인척인 2차 정보수령자 M 씨, N 씨, O 씨 등 3명에게도 정보를 건넸다. 정보를 전달받아 I 회사 주식을 매매한 이들 친인척 3명 역시 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증선위는 K 씨와 L 씨를 자본시장법 제174조 위반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통보하고, 2차 정보수령자인 3명에게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금지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상장법인의 임직원·주요주주뿐 아니라 해당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거나 교섭 중인 준내부자 및 1차 정보수령자가 미공개중요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최대 6배에 달하는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는다. 내부자에게 직접 듣지 않고 1차 정보수령자를 거쳐 정보를 전달받은 2차 이상 수령자도 처벌 대상이다.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 제1항의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해 제429조의2에 따라 부당이득의 최대 1.5배까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올해 들어 이어지고 있는 미공개정보 이용 단속의 연장선에 있다. 증선위는 앞서 2월 4일 제3차 정례회의에서 상장사 관계자 등 24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통보했다. 이들은 대규모 유상증자 참여 정보로 43억4,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거나 실적 악화 정보를 이용해 32억 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9월 16일 제16차 정례회의에서도 공개매수 예정회사 임직원과 재무적 투자자 등이 연루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사건 4건을 적발해 고발·통보 및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회사의 임직원뿐 아니라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거나 체결을 교섭하고 있는 자(법인 임직원 포함)도 직무 관련 미공개정보를 이용·제공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1차 정보수령자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거래한 2차 수령자 역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되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증선위 의결로 고발·통보된 사건들은 관할 수사기관인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첩돼 수사와 기소 절차를 밟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