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교복 구매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학교주관구매 입찰에서 들러리를 세워 예정가격의 98.29% 수준으로 낙찰받은 교복 대리점들이 무더기로 제재를 받았다.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을 막거나 저가 수주를 피하려고 소규모 지역 대리점끼리 문자메시지로 입찰 가격과 물량을 조율한 관행도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제재한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1일 경기 용인시 영문중학교가 발주한 교복 학교주관구매 입찰 등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스마트학생복 용인점과 아이비클럽 용인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의결하고 10월 13일 이같이 발표했다(2026입담1265, 의결 제2026-204호). 공정위는 두 대리점을 포함해 용인 처인구 소재 4개 교복 대리점(스마트학생복 용인점·아이비클럽 용인점·엘리트학생복 용인점·쎈텐학생복 용인점)에 과징금 총 7,200만 원을 부과했다. 함께 적발된 용인 기흥구, 울산, 경북 영천 등 3개 지역 10개 교복 대리점의 51건 입찰 담합까지 합치면 전체 과징금은 총 1억200만 원이다.

사실관계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는 2014~2015년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부모의 개별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시·도교육청 협의회가 매년 교복 상한가격을 고시하면, 개별 학교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등에서 규격·가격 동시입찰을 진행해 최저가 낙찰 업체를 선정하고 학생들에게 일괄 공급하는 구조다.

용인시 처인구에서 영업해 온 스마트학생복 용인점 등은 중·고등학교 교복 구매 입찰 과정에서 단독 응찰로 유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다른 대리점에 들러리 참여를 요청했다. 저가 수주를 방지하고 목표 물량을 확보하려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낙찰 희망 학교와 투찰가격을 사전에 조율해 실행에 옮겼다. 이러한 합의 결과 영문중학교 건을 포함한 처인구 지역 15건 입찰의 예정가격 대비 평균 낙찰률은 98.29%에 달했다.

공정위 판단

공정위는 대리점들의 사전 합의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8호가 금지하는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사업자가 계약·협정·결의 등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입찰에서 낙찰자나 투찰가격, 낙찰가격 등을 결정하는 행위를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42조 및 제43조에 따라 법 위반 행위 중지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산정했다.

공정위는 “중·고등학생 교복 구매 입찰 담합을 엄단함으로써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민생 밀접 품목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제재하였으며, 향후에도 입찰 담합 사전 예방과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파장 및 향후 절차

교복 입찰 시장은 학교 인근의 소수 브랜드 대리점들이 참여하는 구조여서, 신학기 납품 지연을 부르는 유찰이나 수익성 하락을 피하려는 담합이 전국에서 반복돼 왔다. 공정위는 앞서 2021년 6월 전북 전주시 4개 대리점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2025년 6월 경북 구미·김천·칠곡 6개 대리점의 230여 건 입찰 담합에 과징금 총 1억9,000만 원을 부과했다. 2026년 3월에도 광주광역시 27개 대리점이 136개 학교 260건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총 3억2,1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반복되는 교복 담합을 막기 위한 입법과 후속 행정조치도 뒤따른다. 당정 협의회는 지난 9월 28일 ‘반복 담합 근절 입법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공정위의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에 교육청을 의무적 정보제공 협조 기관으로 명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달 입찰에 참여하는 개인 대리점 등 소상공인이라도 유찰 방지용 들러리 투찰을 요청하거나 가격을 공유하면 공정거래법 제재는 물론, 국가계약법 및 지방계약법에 따라 관할 학교와 교육청에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피심인들은 공정위 의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