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을 막고 저가 경쟁을 피하려고 들러리 업체를 세운 교복 대리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사전 모의로 가격 경쟁이 사라지면서 기초예정금액 대비 낙찰률은 평균 98.29%까지 치솟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용인시 처인구 소재 2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교복 학교주관구매 입찰에서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스마트학생복 용인점과 쎈텐학생복 용인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2026년 10월 1일 의결하고 10월 13일 발표했다(2026입담0347, 의결 제2026-204호). 이 사건을 포함해 2022년 9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처인구 8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15건의 입찰에서 담합한 4개 교복 대리점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7,200만 원이다. 업체별 과징금은 스마트학생복 용인점 3,900만 원, 아이비클럽 용인점 1,800만 원, 엘리트학생복 용인점 1,200만 원, 쎈텐학생복 용인점 300만 원이다.
사실관계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는 시·도교육청이 상한 가격을 정하고 각 학교가 공개경쟁입찰로 납품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용인시 처인구 교복 시장은 2021년까지 기존 사업자의 배타적 영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았으나, 2022년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면서 저가 투찰 등 가격 경쟁이 벌어졌다. 같은 기간 처인구 관내 학교당 평균 입학생 수는 2023학년도 199.8명에서 2025학년도 180.3명으로 줄었다.
기존 대리점인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은 2022년 처인구 관내 교복 구매 입찰에서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을 막으려고 쎈텐학생복 용인점에 들러리 입찰 참여를 요청했다. 두 업체는 사전에 투찰 가격 등을 모의해 실행했다. 이후 처인구 대리점들은 저가 수주를 막고 물량을 확보하고자 4개 대리점, 8개 학교 15건의 입찰로 담합을 확대했다.
공정위 판단
공정위는 대리점들이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결정한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 제8호가 금지하는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같은 법 제42조와 제43조에 따라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처인구 대리점들이 가격까지 사전에 합의해 투찰한 입찰의 평균 낙찰률은 기초예정금액 대비 98.29%를 기록했다. SBS에 따르면 공정위 관계자는 “교복 입찰은 하한가가 없어 더 낮게 가격이 형성될 수 있었다. 입찰 담합이 없었던 2021년에는 예정 가격 대비 낙찰률이 90.08%였지만 담합 이후 약 8%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병행 제재와 감시 체계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함께 다른 3개 지역의 교복 입찰 담합도 적발해 제재했다. 경북 영천시에서는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이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9건의 입찰에서 번갈아 낙찰받는 순번제를 실행해 과징금 2,1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울산 남구에서는 아이비클럽 남구점과 스마트학생복 남구점이 2022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6건의 입찰에서 카카오톡으로 합의해 과징금 9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는 스쿨룩스 기흥점과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이 2025년 8월 중학교 입찰 1건에서 들러리 투찰을 합의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가 2010년 이후 전국에서 적발해 제재한 중·고등학교 교복 입찰 담합은 누적 52건이다. 공정위는 2026년 5월부터 16개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교복 입찰 정보를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에 연계하고 이상 징후를 점검하고 있다. 8월에는 ㈜형지엘리트, ㈜아이비클럽, ㈜더엔진(스쿨룩스), ㈜스마트에프앤디, ㈜호전리테일(쎈텐) 등 5개 교복 제조사와 간담회를 열어 대리점 법 준수 교육과 담합 예방 강화를 요청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공정위는 “민생경제의 안정을 위협하고 가계 부담을 가중하는 교복 담합에 엄중히 대응하는 한편, 관계기관 및 업계와 협력해 사전 예방과 감시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처분을 받은 대리점들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96조와 제99조에 따라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90일 이내에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