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안에 있는 기존 학교 부지에 건물을 지을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처리됐더라도, 토지 형질변경이나 공작물 설치 같은 부대공사는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절차 간소화를 위해 도입한 인허가 의제 규정은 법문에 적힌 ‘건축물의 건축허가’에만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제처는 2026년 11월 2일 경상남도교육청이 요청한 법령해석 안건(안건번호 26-0450)에서 “해당 학교시설의 건축과 관련된 수반행위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허가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회답했다.

이번 해석은 학교시설사업 촉진법(학교시설법) 제5조의2 제5항 후단이 신설된 뒤 일선 교육청 현장에서 벌어진 해석 다툼에서 비롯됐다. 종전에는 개발제한구역 내 학교시설을 증축할 때 교육청의 승인·신고와 별도로 관할 지자체장의 인허가를 거쳐야 했다. 절차를 줄이려고 개정한 학교시설법 제5조의2 제5항 후단은 이미 학교시설사업을 마친 시행지 안에서 학교시설을 건축하려는 경우를 다룬다. 국가·지자체 또는 감독청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통보하면 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건축물의 건축허가’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는 규정이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이 규정에 따라 지자체 통보로 건축허가가 의제될 때, 학교 건축에 수반되는 공작물 설치나 토지 형질변경(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1항 제1호 다목, 제5호, 제7호)도 허가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법제처에 질의했다.

법제처는 법률의 문언과 규정체계를 근거로 의제 범위를 넓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제처는 “여기서 있었던 것으로 보는 허가의 범위는 해당 법률의 문언과 규정체계에 따라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허가까지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건축물의 건축허가’는 같은 항 제1호에 따른 건축물의 건축에 대한 허가로 보는 것이 문언에 충실한 해석이며, 문언의 의미를 벗어나 같은 항 각 호에 따른 모든 허가로 넓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개발제한구역법이 허용 대상 행위를 유형별로 명확히 나누어 규율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개발제한구역법 제12조 제1항 본문은 개발제한구역에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등을 구별해 열거하면서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같은 항 단서 및 각 호에서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는 행위를 유형별로 구분해 규정하고 있다. 법제처는 지난 7월 21일 회신한 선행 해석례(26-0347)를 참조해 이처럼 구별된 체계에서 ‘건축물의 건축허가’에 수반행위 허가까지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발제한구역을 보존하려는 입법 목적도 엄격한 해석을 뒷받침했다. 법제처는 대법원 판결(98두17593)을 인용해 개발제한구역법이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개발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학교시설 건축의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규정을 해석할 때에도 명시된 건축허가 외에 다른 행위에 대한 허가까지 포함되는지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는바, 그 문언에 따라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율하는 건축물의 건축에 대한 허가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건축허가에 수반행위 허가까지 포함된다고 본다면 각 행위의 유형과 개발제한구역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개별적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개발제한구역법의 규정체계에 맞지 않고, 개발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려는 입법 목적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제한구역 내 기존 학교에서 건물을 증축하거나 부대시설 공사를 할 때 토지 형질변경이나 공작물 설치가 수반된다면, 학교시설 건축 통보와는 별개로 관할 지자체장에게 개발제한구역법상 개별 행위허가를 신청해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