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가며 초등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위협하던 경기 광명시 안서초등학교 일대에 공사 차량 전용 우회도로가 깔린다. 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도로 공사는 학교가 이전하는 2030년 2월 이후로 미뤄진다. 복수의 행정기관과 공기업, 민간 사업자가 얽혀 풀리지 않던 개발지구 내 통학로 갈등을 국민권익위원회의 법정 조정으로 매듭지은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6년 11월 4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부사업단에서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통학안전대책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학부모 대표를 비롯해 경기주택도시공사, 광명시, 광명경찰서, 광명교육지원청, 안서초,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 등 6개 관계기관이 참석해 조정안에 합의했다.

갈등은 안서초가 2021년 8월 광명시흥 산업단지 조성사업 부지에 편입되면서 시작됐다. 학교는 2030년 2월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로 신축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산업단지 개발 계획상 현재 학생들이 쓰는 운동장 부지에 도로 개설 공사가 잡혀 있었다. 여기에 인근 신안산선 학온역 철도 공사로 대형 덤프트럭이 학교 정문 앞 도로를 상시 통행하면서 통학 안전 위협과 소음·분진·진동 피해가 겹쳤다.

학부모들은 관계기관에 대책을 요구했으나 기관 간 이견으로 해결되지 않자 2월 국민권익위에 집단 고충민원을 냈다. 학부모 대표단은 "대형 공사 차량으로 인한 사고 위험과 학습 환경 침해가 심각하다"며 "학교 이전 시까지 안전한 통학로와 학습 환경을 보장하는 실질적 안전 조치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6월 25일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이 현장을 찾아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실태를 점검하면서 유관기관 실무협의가 본격화됐다.

이날 성립된 조정안에 따라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안서초 운동장 부지를 관통하는 도로개설공사를 학교 이전 시기인 2030년 2월 이후로 연기한다. 아울러 2027년 2월까지 공사 차량 전용 우회도로 개설을 마치기로 했다. 넥스트레인㈜은 우회도로가 완공될 때까지 신안산선 학온역 공사 차량이 학교 정문을 통과하지 않고 가학로로 우회 운행하도록 조치한다.

관계기관별 안전망 구축 의무도 구체화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광명경찰서는 사전 협의한 '안서초 학생 통학안전대책'에 맞춰 교통안전 시설물을 설치하고, 광명시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통학안전 대책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한다. 광명교육지원청은 안서초가 2030년 2월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로 정상 이전·개교할 수 있도록 학생배치계획을 세운다. 안서초는 자체 안전대책을 수립해 교육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행정 민원 처리와 달리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3항에 따라 당사자가 서명·기명날인하고 권익위가 확인해 성립된 조정은 민법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 합의 주체들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뜨릴 수 없다. 도로교통법 제12조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 관리 의무와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제6조·제9조가 정한 학습 환경 보호 의무를 다자간 조정서로 구체화해 강제력을 부여한 셈이다.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조정으로 안서초 학생들이 2030년 학교 이전 때까지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만큼 오늘 합의된 대책이 차질 없이 성실히 이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