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군수·구청장이 전통시장 주차장을 직접 설치하거나 넓히고 수리할 때도 도로 위 전봇대를 옮기는 비용의 절반을 전기사업자에게 물릴 수 있게 됐다. 상인회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나서는 사업이라도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특례 대상인 시설현대화사업에 포함된다는 취지다.

법제처는 2026년 11월 2일 민원인이 요청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 제22조 관련 법령해석 안건에서 이같이 회답했다(26-0549). 지자체장이 전통시장 주차장의 설치·확장 및 수리 사업을 직접 시행할 때가 쟁점이었다. 사업 추진에 방해되는 전봇대 이설 비용의 100분의 50을 전기사업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

원칙적으로 도로 위 전봇대 등 전기설비를 옮길 때는 「전기사업법」 제72조 제1항에 따라 나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 시행자가 이설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통시장법 제22조는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에 방해가 되어 전봇대를 옮기거나 땅속에 묻을 때 예외를 뒀다. 전기사업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 주체와 전기사업자가 비용을 100분의 50씩 나누어 부담하는 특례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장이 직접 시행하는 주차장 사업은 이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통시장법 제20조 제1항 전단은 '시장의 상인조직 또는 시장관리자가 추진하는 상업기반시설 현대화사업'을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약칭한다. 이 때문에 사업 추진 주체가 상인조직이나 시장관리자로 한정된다는 이유에서다.

법제처는 이러한 좁은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통시장법 제22조는 비용 부담 특례의 적용 대상을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정하고 있을 뿐 추진 주체의 범위를 별도로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다른 조문과의 체계도 근거로 들었다. 전통시장법 제24조 제3항은 '시장·군수·구청장은 공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하는 경우' 기존 상인이 우선 재입점하도록 조치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같은 법 제69조 제2항 제1호 역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이 '시설현대화사업을 한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지원자금 집행명세 자료를 제출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제처는 이 같은 규정 체계에 비추어 볼 때 전통시장법이 시장·군수·구청장도 시설현대화사업의 추진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법 제20조 제1항의 약칭만을 근거로 지자체장을 추진 주체에서 제외하는 것은 법 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입법 취지 면에서도 결론은 같았다. 법제처는 "전통시장법 제22조는 시설현대화사업의 추진 주체가 부담하는 전봇대 이설 비용을 줄여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도모하려는 규정으로 볼 수 있는데, 시장·군수·구청장이 직접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전봇대 이설 비용이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며 추진 주체가 지자체장이라는 이유로 특례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조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석으로 전통시장 고객편의시설인 주차장을 직접 확충·정비하려는 지자체는 전봇대 이설이나 지중화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명확한 근거를 확보했다. 한국전력공사 등 전기사업자도 배전선로 이설업무 기준에 따라 지자체장이 직접 시행하는 전통시장 주차장 사업에 50% 비용 분담을 적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