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임대인이 법정 통지 기한을 넘겨 월세 인상을 요구하더라도 세입자는 이를 받아들일 법적 의무가 없다. 법정 기한 내에 별도 통지가 오가지 않았다면 종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묵시적 갱신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법정 기한 하루만 넘겨도 묵시적 갱신 성립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않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규정한다. 과거에는 통지 마감 시점이 만료 1개월 전이었으나, 2020년 6월 9일 개정(법률 제17363호)을 거쳐 2020년 12월 10일 이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부터는 만료 2개월 전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만약 2024년 11월 27일에 2년 주택 월세 계약을 체결해 2026년 11월 27일 만료를 앞둔 세입자라면 법정 통지 기한은 만료 2개월 전인 2026년 9월 27일까지다. 집주인이 이 날짜를 넘겨 2026년 9월 30일에 뒤늦게 보증금이나 월세 인상을 요구하더라도 이미 묵시적 갱신이 완성된 상태이므로 일방적인 인상 요구는 법적 효력이 없다.

임대인의 일방적 해지 불가…세입자는 중도 해지 가능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지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2항에 따라 임대차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임대인이 사후에 재계약 거절을 통보하거나 퇴거를 요구하더라도 세입자를 강제로 내보낼 권한은 없다. 대법원(2024다315046 판결 등) 역시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종료 무렵 차임증액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적법한 갱신거절 통지로 볼 수 없으며, 요건을 갖추지 못한 증액 요구는 묵시적 갱신 성립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에 따라 묵시적 갱신 상황에서 계약을 먼저 해지할 수 있는 권리는 세입자에게만 부여된다. 세입자가 거주 중 계약 해지를 통지하면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

증거 자료 보관과 갱신요구권 활용법

임대인이 기한을 넘긴 뒤 감정적으로 퇴거를 요구하거나 법적 대응을 예고하더라도 세입자는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 법정 기한 내에 갱신 거절이나 증액 통보가 없었다는 점, 기한 경과 후 묵시적 갱신 적용을 명확히 전달한 메신저 대화나 문자메시지 내역을 캡처해 증거로 보관해 두면 분쟁 예방에 충분하다.

묵시적 갱신은 법률 규정에 따른 자동 연장일 뿐 세입자의 권리인 '1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2년 연장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세입자는 법이 보장하는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거주 기간을 다시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