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개편으로 법인세 과세를 유예받은 이익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해 주주들에게 무상주를 발행했다면, 이는 소득세법상 의제배당에 해당해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인 단계에서 과세가 미뤄졌더라도 주주가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한 주식회사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배당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2026두30733).
사실관계
원고 회사는 2010년 10월 자회사 주식 전부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다른 회사에 넘기고 신주를 교부받으면서 주식양도차익 277억 9,292만 원을 얻었다. 회사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에 따라 해당 차익의 법인세 과세이연을 신청하고 이를 자본잉여금으로 계상했다. 이후 2015년 10월 이 자본잉여금 가운데 240억 3,907만 원을 자본에 전입해 주주들에게 무상주를 발행했다.
과세관청은 주주들의 무상주 취득이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본문이 규정한 의제배당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원천징수의무자인 원고 회사에 2015년 귀속 원천징수분 배당소득세 35억 258만 원과 지급명세서 미제출 가산세 1억 원을 부과했다. 회사는 이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원심 판단
재판에서는 법인세가 과세이연된 이익잉여금을 소득세법상 자본전입 시 배당으로 의제되는 ‘잉여금’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원고 측은 법인 단계에서 과세소득이 실현되지 않아 세법상 잉여금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주주 단계에서 의제배당으로 과세하는 것은 체계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법인세 과세이연이 이뤄졌더라도 기업경영 성과인 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해 주주들이 취득한 주식 가액은 의제배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의제배당 제도의 취지를 짚으며 소득세법상 잉여금을 좁게 해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의제배당을 배당소득으로 보는 취지는 기업경영의 성과인 잉여금 중 사내에 유보된 이익이 주주에게 환원되어 귀속되는 경우 그 형식은 현금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현금배당을 받은 것과 같은 경제적 이익이 있으므로 과세형평의 원칙상 세법상 배당으로 의제해 과세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세법령은 잉여금의 개념을 별도로 정의하지 않고 있고, 일반적으로 잉여금은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을 뺀 액수라는 기업회계상 의미를 가진다"며 "국세기본법 제20조가 기업회계 존중을 규정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세법상 세무조정을 거친 후의 법인세 과세대상이 되는 잉여금으로 축소하여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