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폭언에 맞서 한마디 반박했다가 모욕 혐의로 피의자 입건된 A씨는 검찰 수사가 9개월째 이어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피해자로 고소한 상대방 사건은 이미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자신이 피의자인 단순 모욕 사건은 검찰 접수 후 3차례나 담당 검사가 바뀌며 처분이 지연된 탓이다.

법조계에서는 단순 고소 사건이라도 검찰 처분이 장기간 늦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설명한다. 형사소송법 제257조는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는 강제성이 없는 훈시규정으로 해석된다. 검사가 3개월을 넘겨 처분하더라도 위법하지 않고 처분 자체가 무효가 되지도 않는다.

사건 처리가 지체되는 주요 요인으로는 검찰의 정기인사가 꼽힌다. 통상 2월과 7월 정기인사 전후로 주임검사가 교체되면 후임 검사가 수사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므로 물리적인 처리 기간이 늘어난다. 신체 침해나 경제 범죄에 비해 단순 모욕이나 명예훼손 같은 경미 사건은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실무 관행도 작용한다.

맞고소나 쌍방 분쟁이라면 상대방 재판 경과를 지켜보느라 결정이 늦어지기도 한다. 검찰은 가해와 피해의 선후 맥락과 정상참작 요소를 종합 판단하기 위해 선행 사건에 관한 법원 판단을 확인한 뒤 기소나 불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형사사건 처리 기간은 매년 길어지는 추세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검찰의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1일에서 2021년 168.3일, 2022년 185.8일, 2023년 214.1일로 꾸준히 늘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변호사의 73.5%가 수사 지연 사례를 겪었다고 답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피의자 신분이 장기화할 때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인 절차 대응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담당 검사실에 유선으로 진행 단계를 확인하고, 상대방의 선행 모욕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정과 상대방 재판 진행 현황을 정리한 의견서를 제출해 기소유예 등 참작을 요청하는 방식이 실무상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