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범기간 중 중고거래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공판 도중 또다시 사기 범행을 저질렀더라도, 경찰 연락과 출석 요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면 당장 긴급체포되지는 않는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급성과 도주 우려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긴급체포를 피했다고 해서 신병 확보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긴급체포의 요건과 한계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 제1항은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는 때에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긴급한 사정이 있어야 영장 없는 긴급체포를 허용한다.

대법원은 긴급체포가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이므로 법정 요건을 엄격히 갖춘 경우에만 적법하다고 판단해 왔다(2000도5701). 헌법재판소 역시 긴급체포 제도가 영장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확인하면서도 법적 요건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2018헌바305).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경찰 조사와 유선 연락에 지속해서 응하고 있다면 수사기관이 긴급성을 이유로 현장에서 긴급체포를 집행하기는 어렵다.

여죄 수사와 신병 확보

수사기관이 추가 범행을 인지하고도 곧바로 신병을 확보하지 않는 배경에는 여죄 병합 절차도 있다. 중고거래 사기는 전국 각지에서 피해 신고가 개별 접수되므로, 경찰은 수개월간 들어오는 추가 피해 사건을 모아 한 번에 검찰로 송치하는 실무 방식을 취하곤 한다.

오대호 변호사는 "누범기간 중 추가 중고거래 사기가 발생했다고 해서 즉시 긴급체포 요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수사와 연락에 응해 당장 체포되지 않았더라도 누범기간 및 재판 도중의 재범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극도로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향후 사전 구속영장 청구나 법정구속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누범 가중과 실형 위험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른 구속 사유는 별개로 작동한다. 법원은 구속 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과 함께 재범의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수사나 재판을 받는 도중에 동일한 범행을 반복한 사정은 구속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형법 제35조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 집행 종료 후 3년 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면 누범으로 처벌돼 법정형 장기의 2배까지 가중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중고 직거래 사기 발생 건수는 2021년 8만4,107건에서 2025년 11만9,741건으로 늘었고, 피해액은 같은 기간 2,573억9,000만 원에서 8,740억7,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재판 도중 저지른 추가 사기 범행이 기존 사건에 병합될 경우 집행유예 선고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중형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