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승진 요건을 갖췄는데도 승진임용 발령에서 누락된 공무원은 행정청의 부작위를 다툴 것이 아니라 '승진 제외처분 취소소송'을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 형태를 잘못 선택했더라도 법원이 곧바로 기각할 것이 아니라 소 변경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공무원 A 씨가 임용권자를 상대로 낸 부작위위법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026년 9월 23일 선고했다(2022두58421).
사실관계
소방공무원인 A 씨는 자신이 법령상 근속승진 요건을 충족했는데도 임용권자가 근속승진임용 발령을 내지 않자, 승진임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부작위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임용권자는 A 씨가 근속승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 상태였다.
1심·원심 판단
원심은 임용권자가 A 씨가 주장하는 근속승진일에 승진임용 발령을 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봤다. 행정청의 부작위 또는 위법한 부작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 씨의 부작위위법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공무원의 근속승진임용은 대상자의 신청을 전제로 하지 않으므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제외행위의 위법성을 다투기에 적합한 소송형태가 아니다"라며 "임용권자가 특정 공무원을 근속승진임용 발령에서 제외하는 행위는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여러 차례의 근속승진임용 발령에서 계속 제외됐다면 각각의 제외행위가 독립한 처분이 된다"며 "공무원이 근속승진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하는 시점 이후의 발령 제외처분 가운데 제소기간이 지나지 않은 처분을 특정해 취소를 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법원의 석명권 행사를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고가 중대한 과실 없이 취소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것을 다른 항고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 법원은 취소소송으로 소를 변경할 것인지 석명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소 변경에 관한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승진 발령에서 제외된 공무원은 취소가 확정되면 임용권자로부터 다시 적법한 승진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 사건은 하급심 법원에서 소 변경 절차를 거쳐 다시 심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