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의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법원에서 한정승인 심판을 받고 상속재산파산까지 선고받았더라도,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지 않으면 개인 고유재산에 강제집행이 들어올 위험이 발생한다. 법원 간 전산이 자동으로 연동돼 한정승인 사실을 알아서 반영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상속인 A 씨는 부친 사망 후 민법 제1028조에 따른 한정승인 심판을 받고 법원에서 상속재산파산 선고까지 받아 파산관재인이 선임됐다. 그러나 채권자가 제기한 양수금 청구 소송에서 변론기일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서류를 제때 내지 못해 2026년 9월 18일 채무 전액을 갚으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방심하면 무조건 이행 판결… 상속재산 범위 유보 누락
민법상 한정승인은 상속재산 한도 내에서만 채무를 갚겠다는 조건부 승인이다.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했을 때 피고인 상속인이 한정승인 심판 사실을 소송에서 항변으로 주장하지 않으면 법원은 상속재산 범위라는 유보 문구 없이 단순 이행 판결을 내린다.
책임 제한 문구가 빠진 1심 판결에 가집행 선고가 붙은 경우 원고는 판결정본을 확보하는 즉시 상속인 개인 계좌나 급여 등 고유재산에 압류와 추심 등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다. 한정승인이나 파산 절차를 밟아두었다는 사실만으로 진행 중인 민사소송의 집행 효력이 저절로 차단되지는 않는다.
14일 내 항소장 제출과 강제집행정지 신청 병행해야
1심에서 대응하지 못해 패소 판결을 받았다면 판결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민사소송법 제396조 제1항이 정한 2주(14일) 이내에 1심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한정승인 심판문을 제출해 판결 주문에 상속재산 한도 내 지급이라는 유보 문구를 반영하도록 다투는 절차다.
항소장 제출만으로는 1심 판결의 가집행 효력이 멈추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500조에 따라 항소제기증명원을 첨부해 법원에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법원의 담보 제공 명령에 맞춰 공탁 절차를 밟아야 개인 재산 집행을 막을 수 있다.
파산관재인에게 판결 통지하고 소송수계 진행
상속재산파산이 이미 선고된 사안이라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7조에 따라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관한 소송은 중단되고 파산관재인이 소송을 수계해야 한다. 재판부가 파산선고 사실을 알지 못해 판결을 선고한 경우 절차상 하자가 문제 될 수 있다.
조재황(법무법인 쉴드) 대표변호사는 “상속재산파산이 선고된 이상 상속재산에 관한 소송은 파산관재인이 수계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항소장을 제출한 뒤 파산관재인에게 알려 소송수계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며 “1심 판결에 가집행선고가 붙어 있다면 개인 재산 강제집행 위험을 막기 위해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