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다음 달 말까지만 일하라”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면 법적으로 어떤 효력이 발생할까. 30일 전에 해고를 미리 알리는 ‘해고예고’ 효력은 인정될 수 있지만, 해고사유와 시기를 적은 서면을 끝내 받지 못했다면 그 해고는 법적으로 무효다.

근로기준법은 ‘해고의 예고’와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별개 조항으로 분리해 규정한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고, 예고하지 않았을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하도록 정했다. 이 조항은 통보 방식을 특정하지 않아 고용노동부 행정해석도 서면이 아닌 구두로 알린 예고의 효력을 인정한다.

날짜 계산에는 민법상 초일불산입 원칙이 적용된다. 예컨대 9월 30일에 “10월 31일 자로 해고한다”고 구두 통보했다면 통지 당일을 제외하고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31일이 확보된다. 법정 기준인 30일을 넘기므로 사용자가 해고예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실제 해고 효력을 가르는 서면통지 의무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제2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도 서면통지 제도가 해고의 존부와 시기, 사유를 명확히 해 분쟁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강행규정이라고 판단한다. 정당한 해고 사유가 있더라도 종이 문서로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지 않으면 절차상 하자로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된다.

다만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가 갈린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은 해고제한(제23조)과 서면통지 의무(제27조)가 전면 적용돼 구두 통보만 이뤄진 해고는 부당해고가 된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예고 규정만 적용되고 서면통지 의무는 배제되므로 구두 해고라는 이유만으로 무효를 주장하기는 어렵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구두로만 해고 통보를 받은 근로자는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거나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회사 측이 사후에 통보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 있으므로, 구두 통보 당시의 대화 녹음이나 문자메시지, 메신저 내역 등 입증 자료를 남겨두어야 분쟁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