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을 앞두고 마음에 드는 집을 선점하기 위해 가계약금을 먼저 보내는 세입자가 많다. 하지만 본계약 직전 집주인이 당초 합의했던 '전세대출 불가 시 계약금 반환' 특약을 빼자고 말을 바꿔 계약이 무산되는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전세대출 불가 시 반환'이라는 핵심 조건을 걸고 가계약금을 송금했다면, 임대인이 본계약 체결 직전 이를 일방적으로 제외하자고 요구하는 행위는 부당한 계약 조건 변경에 해당한다. 기존 합의 조건이 빠진 계약서 작성을 세입자가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다.
계약이 최종 결렬된 주된 귀책사유는 약속을 번복한 임대인에게 있다. 세입자가 지급한 가계약금은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전액 돌려받아야 한다.
다만 집주인의 일방 파기를 이유로 가계약금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 가계약금 지급 당시 '일방이 계약을 파기하면 가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수하거나 배액을 상환한다'는 명시적 약정이 사전에 존재해야 배액 배상을 강제할 수 있다.
대법원도 가계약금에 관한 해약금 약정이 인정되려면 정식 계약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했음이 명백히 인정돼야 한다고 판시했다(2022다247187). 사전 위약금 약정이 없었다면 법적으로는 원금 반환 청구에 집중하는 편이 실무상 안전하다.
집주인이 합의를 깨고 가계약금 반환마저 거부한다면 객관적 입증 자료를 갖춰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특약 삽입에 상호 합의했던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공인중개사의 확인 내역을 확보한 뒤 반환을 최고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절차가 우선이다.
내용증명 발송 이후에도 임대인이 반환을 거부할 때는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거나 소액 민사소송을 제기해 집행권원을 확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