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회사의 재계약 제안을 근로자가 거부하고 퇴사하면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 계약 만료 시점이라도 일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스스로 그만두면 비자발적 실업이 아닌 자발적 이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고용보험법 제40조와 제58조는 근로자가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경우 구직급여 수급자격을 제한한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별표 2는 계약기간 만료로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없게 된 경우를 정당한 이직 사유로 인정한다. 다만 사업주가 고용 연장이나 재계약을 제의했음에도 근로자가 이를 거절해 퇴직했다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사업주가 정규직 전환이나 계약 연장을 제안하지 않아 회사를 떠난 경우에만 단순 계약만료(이직상실사유코드 32)로 인정된다. 다만 사업주가 제시한 재계약 근로조건이 기존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등 정당한 거절 사유를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면 예외적으로 수급자격을 얻을 수 있다.

노동 현장에서는 계약기간 만료 자체를 무조건적인 실업급여 수급 요건으로 오해해 분쟁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 2030세대 쉬었음 인구는 2022년 62만 2,000명에서 2025년 71만 7,000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83.4%(59만 8,000명)는 취업 경험이 있는 이탈자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6년 8월 기준 15~29세 쉬었음 인구도 39만 5,000명에 달한다.

구직급여를 받으려면 최종 이직일 이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피보험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하며 근로 의사와 적극적인 재취업 활동 요건을 갖춰야 한다. 사업주가 제시한 근로조건 저하로 재계약을 거절했다면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계약서 초안 같은 증빙을 확보해 고용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기업 역시 상실신고서와 이직확인서에 사실관계와 다른 상실코드를 적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