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 계약에서 세입자가 1회 부여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뒤 계약서를 새로 쓰더라도, 실질적인 조건 변경이 없다면 법정 갱신계약의 효력이 유지된다. 세입자는 재계약 기간 도중이라도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3개월 뒤 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1회에 한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법 제6조의3 제4항과 제6조의2는 갱신요구권으로 연장된 임대차의 경우 세입자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집주인이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갱신계약 연장선인가 독립된 신규 계약인가

실무에서는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거주하던 중 당사자 합의로 중도 해지하고 동일한 보증금으로 24개월 재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잦다. 이때 특약에 이미 갱신권을 사용해 추가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적더라도, 해당 계약이 '완전한 신규 독립 계약'인지 아니면 '종전 갱신계약의 연장'인지에 따라 법적 효력이 갈린다.

법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 실무에 따르면 계약서 형식을 새로 작성했더라도 보증금이나 차임 등 핵심 조건의 실질적 변경 없이 종전 관계를 이어갔다면 기존 갱신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1월 19일 선고에서 갱신요구권 행사 후 기간 등을 다시 정해 재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실질적 변경이 없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인정되는 세입자의 권리가 배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약 효력과 실무상 주의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법 규정을 위반해 세입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정한 편면적 강행규정이다. 세입자에게 인정된 중도 해지권을 사전에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특약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미 1회 적법하게 행사되어 소진된 갱신권 내역을 단순히 확인 기재한 문구는 그 자체로 위법하지 않다.

반대로 종전 임대차 관계를 완전히 정산·종료하고 새로운 조건으로 합의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정되면, 세입자는 약정 기간을 준수해야 하며 임의로 중도 해지를 통보할 수 없다. 분쟁을 예방하려면 재계약서 작성 시 해당 계약이 기존 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연장인지, 당사자 합의에 따른 신규 계약인지 목적과 의사를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