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법경찰관을 향한 검사의 사전 수사지휘권이 공식 폐지되고 대등한 상호협력 관계로 전환됐다. 근로감독관, 세무, 금융, 소방 등 일선 특별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사전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고소인과 피해자에게는 매달 수사 진행상황을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관한 규칙'(법무부령 제01170호)을 2026년 10월 1일 공포하고 10월 2일부터 전면 시행했다. 지난 8월 4일 공포된 개정 형사소송법과 9월 29일 제정된 대통령령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관한 규정'에 맞춰 부령 전체를 개정해 세부 집무 절차를 확정했다.
종전에는 일반 경찰과 달리 특별사법경찰관의 모든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사전 수사지휘를 받는 상명하복 구조가 유지됐다. 이번 전부개정 규칙 시행으로 종전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및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칙'은 폐지됐다. 검사와 특사경은 공소제기와 유지에 협력하며 검사는 '지도·조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재편했다.
개정 규칙 제2조에 따라 특별사법경찰관은 고소·고발·진정·탄원에 따라 수사를 개시한 날, 수사 개시 후 3개월이 지난 날, 이후 매 1개월이 지난 날부터 각각 7일 이내에 고소인, 고발인,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에게 수사 진행상황을 통지해야 한다. 통지는 서면, 문자메시지, 전산정보처리시스템 등으로 이뤄지며 관련 서면이나 수사보고서는 사건기록에 편철한다.
피의자 방어권과 조사 절차 규정도 구체화됐다. 제3조는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 신청과 참여 제한 시 준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도록 정했다. 제4조는 언론 보도나 익명 신고에 따른 '입건 전 조사' 근거를 신설해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즉시 수사를 개시하고 혐의가 없으면 즉시 종결하도록 규정했다.
검사의 지도·조언 절차도 서식화됐다. 특사경은 검사에게 지도·조언을 요청할 때 표준 서식을 사용해야 하며, 검사의 지도·조언을 받은 사건을 송치할 때는 의견서에 지도·조언 사항과 이행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검사의 지도·조언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구체적인 사유와 근거를 의견서에 적어야 한다(제19조).
수사 실무에서는 절차 간소화로 초기 수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과 전문성 편차에 따른 인권침해 우려가 함께 나온다. 전 대검찰청 노동수사지원과장 출신 홍정연 변호사는 세미나에서 "과거 입건 전 검사 지휘를 받아 피의자로 전환하던 절차가 생략되어 수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면서도 "검사의 직권 지도·조언에 대한 구체적 기준 정립이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회에서는 10월 1일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 1,216명 중 1년 미만 경력자가 35.2%에 달하는 점 등을 들어 사전 지휘권 복원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 규칙은 부칙 제2조에 따라 2026년 10월 2일 당시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즉시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