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가 출범 2년 차를 맞아 수사구조 개편에 따른 범죄 피해자 법률 조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성별 격차를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 법제화에 속도를 낸다. 양육비 선지급제 안착과 인공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등 지난 1년간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현장 체감형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2026년 10월 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출범 1주년 성과와 2년 차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원 장관은 "지난 1년 약화했던 성평등정책 추진 기반을 다시 세웠으며, 2년 차에는 국민이 삶의 현장에서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성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는 2026년 10월 2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됨에 따라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수사 초기 무료 법률지원을 즉시 가동한다. 새로운 수사 절차에서 고소인과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혼선을 막기 위해 전담 법률지원단을 연계하고 사건 처리 과정을 점검할 방침이다. 원 장관은 "수사 절차 변화로 피해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초기부터 법률 조력을 강화하고, 수사 과정을 모니터링해 개선 사항을 경찰청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성 살해를 뜻하는 '페미사이드' 국가 통계도 구축한다. 경찰청 사법정보시스템 개선과 연계해 범죄 동기와 관계성을 반영한 통계를 산출하고 혐오 동기 살인 연구용역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폭력 피해자 주거지원 시설은 기존 364호에서 384호로 늘린다. 형법 제297조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강간죄' 개정을 두고도 관계부처 및 국회와 협의를 이어간다.

기업과 산업별 성별 임금 및 인력 격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 법제화도 추진한다. 중앙행정기관의 성평등정책담당관은 기존 9개 부처에서 24개 기관으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며, 지자체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한 무료 생리대 지급 사업인 '모두의 생리대'는 전국으로 넓힌다.

지난 1년간 성평등가족부는 국무총리 주재 양성평등위원회 대면회의를 5년 만에 개최하고,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합동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미프진 등) 도입 방안을 공식화했다. 경찰청·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함께 꾸린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으로 불법촬영물 유포 사이트 66곳의 운영을 중단시키고 피의자 3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돌봄 분야에서는 '양육비 선지급제'로 2025년 7월부터 2026년 8월까지 한부모 자녀 1만 3,000여 명에게 총 231억 원의 양육비를 우선 지급했다. 성평등가족부는 향후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65% 이하에서 66% 이하로 완화하고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혼인지원금 신설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