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산재 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연금을 절반만 지급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앞으로는 산재 승인이 나기 전까지 연금을 전액 지급하고, 사후에 중복 수급이 확인되면 환수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바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6년 10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중복급여 조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에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법 제113조는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에 따른 장해급여나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경우 연금액의 2분의 1만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상위 법령상 요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내부 지침을 앞세워 산재 수급 가능성이 있거나 업무상 재해 여부가 불명확한 단계부터 장애·유족연금을 미리 50% 삭감해 지급해 왔다.
이로 인해 산재가 최종 불승인되더라도 감액된 연금을 돌려받기까지 수급권자들은 장기간 생계 곤란을 겪어야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연금이 선감액된 뒤 산재 불승인 등으로 소급 지급된 사례는 총 2,207건(유족연금 1,882건·장애연금 325건)에 달했다. 삭감된 나머지 절반의 연금을 돌려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유족연금이 평균 약 19개월, 장애연금은 평균 약 23개월로 2년 가까이 걸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연금공단 지침을 개정해 다른 법령에 따른 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있거나 업무상 재해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는 중복급여 조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법률상 요건에 명확히 부합할 때만 감액을 적용하라는 취지다.
제도 변경에 따른 중복 수급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양대 공단 간 산재 정보 공유 시점을 기존 '산재 승인 단계'에서 '신청 단계'로 앞당겨 실시간 교차 검증을 진행한다. 연금을 전액 지급한 뒤 산재 승인이 확정되면 초과분을 신속히 환수할 수 있도록 환수 절차를 지침에 명문화하고, 연금 지급 시 수급권자에게 향후 환수 가능성과 방식을 사전 안내하도록 권고했다.
오정택 국민권익위원회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국민연금 수급권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면서 중복급여에 대해서는 더욱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일상생활 속 불편과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