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본사가 국내 고객사에 납품한 장비의 하자보수 부품을 무상으로 반입하면서 국내 관계회사가 단순 통관 명의인으로 수입부가가치세를 납부했더라도, 이를 매출세액에서 공제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입 효과가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는 자를 수입자로 적은 수입세금계산서는 부가가치세법상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2026년 9월 23일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A 사의 국내 관계회사가 과세관청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26두30644).

사실관계

미국 A 사는 국내 고객사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품이 누락되거나 잘못 장착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교체용 부품을 국내로 무상 반입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관계회사인 원고가 수입신고인이 되어 수입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한 뒤 세관장으로부터 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다.

원고는 해당 수입부가가치세액을 자신의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으로 공제해 신고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부품 수입거래의 실질적 당사자가 원고가 아닌 미국 A 사와 국내 고객사이며 원고에게는 사업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과세관청은 매입세액 공제를 부인하고 원고에게 부가가치세를 부과처분했고, 원고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1심·원심 판단

원심은 과세관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입 부품이 원고의 사업을 위해 사용되거나 사용할 목적의 재화로 보기 어려워 사업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거래 당사자 역시 원고가 아닌 A 사와 국내 고객사이며, 원고는 A 사에 종속되어 의무를 이행하는 지위에 불과해 실질적 수입자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원고 명의로 작성된 수입세금계산서는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므로 매입세액 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대법원은 “부가가치세법 제38조 제1항, 제3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사업 관련성이 없는 지출에 대한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될 수 없다”며 “사업 관련성 유무는 지출 목적과 경위, 사업 내용에 비추어 사업 수행에 필요했는지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가가치세법상 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야 할 수입자는 수입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를 의미한다”며 “단지 형식상 수입신고 명의인에 불과한 자를 수입자로 발급받은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해 매입세액이 공제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