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상급자로부터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당해 문제를 제기했다가 직무 배제나 부당 징계 처분을 받는 2차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성희롱·성추행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근로자에게 신분상실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사업주가 형사처벌을 받는 중대 범죄다.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파면, 해고 등 신분상실이나 징계, 강등, 전보 등 부당한 인사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직무를 부여하지 않거나 집단 따돌림을 방치하는 행위 역시 금지 대상이다. 이를 위반한 사업주는 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은 사업주의 불리한 처우에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도 엄격히 묻는다. 대법원은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 문제 제기와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조치 경위와 사유의 정당성 등을 종합 검토해야 하며, 성희롱과 관련성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의 입증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다고 판결했다(2016다202947).

가해 상급자를 향한 형사처벌 규정도 명확하다. 팀장 등 상사가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신체 접촉을 저지르면 형법 제298조상 강제추행죄는 물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에 따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 의사를 묵살하고 지위를 악용해 추행하면 실형이 선고되기도 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정찬 변호사는 직장 내 신체 접촉 피해가 발생하면 사내 신고와 수사기관 고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 변호사는 "직장 내 상하관계와 분리된 공간 호출, 반복성 등은 사실관계 판단에서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 어떤 말과 행동이 있었는지 일시와 장소별로 정리하고 메시지, 통화기록, 메모, 주변 동료 진술 가능성, 폐쇄회로(CC)TV 존재 여부 같은 자료를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고 이후 회사가 가하는 부당한 인사 조치나 따돌림 역시 기록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에 접수되는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진정·고소 사건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약 4.69건에 달한다. 피해 근로자는 사내 인사 조치 경과와 메신저 대화, 발언 내용 등을 일자별로 남겨 노동청 진정이나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형사 고소에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