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외도로 고통받은 자녀라도 상간자에게 직접 연락해 항의하거나 비난 메시지를 보내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적 분풀이나 제재를 가했다가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물론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어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송명호 변호사는 최근 네이버 지식iN 법률 상담에서 신중한 대처를 당부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부정행위를 지켜보다 상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분노를 표출하려 한다는 자녀의 질의에 답하면서다. 송 변호사는 "상간녀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여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연락의 내용에 따라 상대방으로부터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으로 고소를 당할 수 있으며, 오히려 질문자님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연락·폭로 땐 형사처벌 위험

현행법상 억울한 감정이나 도덕적 비난 가능성과 무관하게 상대방을 직접 공격하는 행위는 엄격한 형사처벌 대상이다. 상대방에게 욕설이나 비하 발언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가 검토될 수 있다. 제3자나 직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외도 사실을 알리면 형법 제307조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위반에 따른 명예훼손죄가 적용된다. 사실을 그대로 적시하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반복해서 문자나 전화를 거는 행위 역시 위험하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3호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한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한다. 나아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및 제18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도달하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자녀의 독자적 위자료 청구도 법리상 제한

소송으로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받아내는 길도 자녀에게는 사실상 막혀 있다. 대법원은 2005년 5월 13일 선고한 판결(2004다1899)에서 부모의 상간자가 자녀에게 직접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간통과 외도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은 침해된 혼인 공동체의 상대방 배우자에게만 귀속된다는 취지다.

당시 대법원은 상간자가 "해의(害意)를 가지고 부모의 그 자녀에 대한 양육이나 보호 내지 교양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에게 직접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가정이 깨지며 자녀가 겪은 정신적 고통은 부모의 이혼 등에 따른 간접적이고 반사적인 피해에 불과하다고 봤다.

법조계에서는 배우자의 경우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안팎의 상간자 위자료를 인정받지만 자녀 본인이 원고로 나서는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감정에 휩쓸려 상대방을 찾아가 사적으로 응징하기보다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가해자로 몰릴 위험을 차단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