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개인파산을 준비하는 채무자라도 1,000만 원 상당의 소액 월세 보증금을 본인 명의로 계약하는 것 자체는 파산 절차상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법률이 서민의 최소 주거 안정을 위해 일정 금액 이하의 임차보증금을 채권자 배당 대상에서 제외하는 '면제재산'으로 보장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액 자체가 기준치 미만이라도 무재산 상태에서 갑자기 발생한 자금의 출처를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하면 파산관재인의 심사 과정에서 면책 불허가 결정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국 어디서나 2,500만 원까지 법적 보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3조는 채무자의 주거용 건물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가운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 범위를 파산재단에서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더라도 최소한의 주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압류와 강제 환가를 금지하는 장치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에 따른 지역별 최우선변제 소액보증금 기준액은 서울특별시 5,500만 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세종·용인·화성·김포 4,800만 원, 광역시(군 지역 제외)와 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2,800만 원, 그 밖의 지역 2,500만 원이다. 1,000만 원의 보증금은 전국 최저 기준선인 2,500만 원보다 낮아 채권자들에게 강제로 배당되거나 파산관재인이 회수할 수 없다.
핵심은 보증금 액수 아닌 '자금 출처'
실무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쟁점은 보증금의 액수가 아니라 자금의 출처다. 기존에 재산이 없던 채무자 명의로 새로운 자금이 형성되면 법원과 파산관재인은 숨겨둔 은닉 재산이 아닌지 철저히 검증한다.
채무자회생법 제564조와 제650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불이익하게 처분한 경우 면책을 불허하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전 임대차보증금을 모친 명의로 돌리고 허위 서류를 제출한 채무자에게 사기파산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서울서부지법 2021고정471).
이에 따라 가족이나 친인척이 주거 마련을 위해 빌려준 돈이거나 기존 집에서 돌려받은 보증금,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주거지원금이라는 점을 명확히 증명해야 한다. 계좌 이체 내역, 기존 임대차계약서, 친족 사실확인서 등을 사전에 투명하게 구비해 두어야 심사 지연이나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절차 신청 시 유의할 점
면제재산으로 인정받으려면 채무자회생법 제383조 제3항에 따라 파산신청일부터 파산선고 후 14일 이내에 면제재산목록과 소명자료를 첨부해 법원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한 안에 권리를 주장해야 보호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35조에 따라 수급비 자체가 압류금지 대상이므로 생계 곤란을 입증하기 쉬워 신속한 심사가 가능하다. 법원의 소송구조 제도를 활용하면 파산관재인 선임 비용, 송달료, 인지대 등 절차 비용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