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경영동아리와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 인맥으로 얽힌 금융권 전문직들이 상장사 인수합병(M&A) 미공개정보로 2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덜미를 잡혔다. 금융당국은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부당이득 은닉을 막기 위해 증권계좌 지급정지 조치로 재산을 묶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단장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은 2026년 9월 29일 상장사 공개매수 등 지배구조 개편 정보를 활용해 불법 이득을 취한 혐의자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 20여 곳을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혐의자들의 증권계좌를 대상으로 자본시장법 제426조의2에 따른 지급정지 조치를 내려 계좌 내 자산을 동결했다.

사실관계

핵심 혐의자들은 대학 경영동아리와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선후배로 연을 맺은 뒤 각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상장사로 이직해 M&A 실무를 담당해 온 인물들이다. 이들은 최근 5년 동안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호재 정보를 폐쇄적인 연결망 안에서 지속해서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공시 전 주식을 차명이나 본인 명의로 미리 사들인 뒤 호재가 시장에 알려져 주가가 급등하면 되파는 방식을 썼다. 정보는 당사자들에 그치지 않고 가족과 지인들에게까지 흘러갔으며, 이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은 총 200억 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배경과 쟁점

이번 사건은 한국거래소의 이상매매 감시 시스템에서 포착됐다. 복수 종목에서 확인된 비정상 거래를 추적하던 거래소와 금감원은 서로 다른 사건에 같은 인물들이 중복 관여한 흐름을 파악하고, 올해 5월 사건을 병합해 본격적인 합동 조사에 들어갔다.

상장사 M&A나 공개매수 정보는 대표적인 중요 호재로 자본시장법 제174조가 직무상 미공개정보 이용을 엄격히 금지한다. 취득 이익이 50억 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자본시장법 제443조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엄격한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전문 직군이 조직적 카르텔을 꾸려 장기간 시장을 교란했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로 꼽힌다.

의의와 향후 절차

이번 조치는 2025년 4월 도입된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의심계좌 지급정지 권한이 실전에 적용돼 환수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확정판결 전이라도 불법 이익의 도피를 차단해 피해 구제와 국고 환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취지다.

합동대응단은 압수물 분석과 대면 조사를 마치는 대로 증선위 의결을 거쳐 검찰 통보 및 고발 조치를 밟을 계획이다. 부당이득액의 최대 2배를 환수하는 과징금 부과도 함께 추진한다. 다만 합동대응단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범죄 혐의가 법원의 확정판결을 거친 사실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