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판단이나 법률 적용에 중대한 잘못이 없었다면 검사의 불기소 재량을 뒤집을 수 없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A 씨가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검사를 상대로 낸 기소유예처분취소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2026년 9월 1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2024헌마1172). 청구인 A 씨의 대리는 권영준 변호사가 맡았다.

사실관계

A 씨는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던 중,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서 2024년 9월 20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2024년 형제5723호). 기소유예는 혐의 자체는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연령이나 범행 동기, 정황 등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처분이다.

A 씨는 검찰 처분이 범죄 혐의를 전제로 내려져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취소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는 검찰항고나 법원 재정신청을 낼 수 없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유일한 불복 절차다.

헌법재판소 판단

헌법재판소는 검찰 수사와 처분 과정에 헌법적 하자가 없었다고 봤다. 헌재는 "사건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하면서 위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달리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며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판결 의의

기소유예는 재판을 받지 않아 전과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수사경력자료에 일정 기간 보존돼 실무상 범죄 혐의가 인정된 상태로 남는다. 이 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헌법소원을 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결정은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수사미진이나 사실오인 같은 명백하고 중대한 흠결이 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자의적 검찰권 행사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기존 실무 기준을 재확인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