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한집에서 함께 산 부모의 주택을 물려받을 때 상속세를 깎아주는 동거주택 상속공제 대상에서 며느리를 제외했던 과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시아버지를 모시며 약 19년간 함께 살았더라도, 직접 혈족인 손자녀와 인척 관계인 며느리는 법적 성격이 다르므로 세법상 혜택 대상을 달리 정한 입법자의 판단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9월 1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 중 '직계비속인 경우로 한정하며'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2021헌바373). 청구인은 법무법인 정우의 차태강, 송영훈 변호사가 대리했다.

사실관계

A 씨는 1998년 11월부터 남편, 시아버지 B 씨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 소재 주택에서 동거해 왔다. 2014년 7월 15일 남편이 먼저 사망한 뒤에도 A 씨는 B 씨가 사망한 2017년 12월 27일까지 계속해서 한집에 살며 시아버지를 부양했다.

이후 A 씨는 상속재산분할협의로 해당 부동산을 상속받았다. 2018년 7월 2일 동거주택 상속공제 4억5,540만 원을 적용해 상속세 5억4,838만7,075원을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동수원세무서장은 A 씨가 직계비속이 아닌 대습상속인인 며느리에 불과해 공제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며 2019년 12월 1일 상속세와 가산세 약 2억770만 원을 증액 경정·고지했다.

A 씨는 불복해 과세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뒤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2021누10541) 도중 해당 법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21년 12월 10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판단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이 조세평등주의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가 동거주택 상속공제 적용 대상을 직계비속으로 한정한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본안에서 심리해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상속인의 주거생활의 계속성과 안정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속인에게 조세상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라며 "입법자는 공제의 목적과 과세형평 등을 고려하여 적용 대상이 되는 상속인의 범위를 민법이나 상증세법상 일반적 상속인의 범위와 달리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피대습인의 직계비속과 피대습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과의 친족관계 성립 원인과 법적 성격, 지속 요건, 대습상속권이 인정되는 법적 구조 등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다"며 "입법자가 동거주택 상속공제의 적용대상인 상속인의 범위를 정하면서 피대습인의 직계비속과 피대습인의 배우자를 달리 규율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와 같은 구별이 불합리하다거나 자의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양 여부를 일일이 따져 혜택을 주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헌재는 "피상속인에 대한 실제 부양의 정도나 생활공동체의 밀접성 등을 따져 피대습인의 배우자에게 상속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은 구체적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 결론이 달라질 우려가 있고 법집행의 부담을 지나치게 가중하는 위험이 있다"며 "주거보호 필요성만을 이유로 배우자만을 추가하면 다른 상속인과의 과세형평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증세법은 2021년 12월 21일 개정돼 2022년 1월 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사건부터는 대습상속인이 된 직계비속의 배우자(며느리·사위)도 10년 동거 요건을 채우면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됐다. 그러나 헌재는 "입법자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상속공제 적용대상의 범위를 달리 정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법 개정으로 대상이 확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이전에 적용된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