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가 제시한 예상매출액을 믿고 매장을 열었다가 적자가 누적돼 폐업을 고민하는 가맹점주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실제 매출이 본사가 제시한 최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아내거나 수천만 원에 이르는 중도해지 위약금을 면제받기 어렵다.

반면 가맹본부가 법정 기준인 ‘가장 가까운 가맹점 5곳’ 중 매출이 낮은 매장을 임의로 제외하는 등 산정 방식을 왜곡한 사실이 확인되면 법적 지형은 180도 바뀐다. 대법원은 본사가 산정 방식을 조작해 가맹희망자를 오인하게 만든 경우 인테리어 등 초기 개설비용은 물론 매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누적 영업손실까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실제 매출 미달만으로는 손해배상 어려워

최근 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점주는 계약 체결 직전 월평균 환산 약 1,355만 원 수준의 예상매출액 최저치가 적힌 산정서를 받았다. 그러나 10개월간 실제 월평균 매출은 약 1,289만 원에 그쳤고 매달 적자가 누적됐다. 점주는 중도해지 위약금 2,000만 원 부담 때문에 본사의 정보제공 위반 책임을 물어 위약금을 감액하거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상담을 구했다.

법률사무소 초율의 이보람 변호사는 이에 대해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계약 당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을 묻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산정서의 최저액이 인근 가맹점 선정이나 산정 방식을 어겨 과다하게 잡힌 것이 확인되면 가맹본부에 영업손실 손해배상을 청구해볼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일기예보가 빗나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예보에 쓴 관측소를 마음대로 골랐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법원 실무에서도 매출이 산정서 범위보다 밑돌았거나 기대보다 손실이 났다는 사정만 있는 경우 가맹본부의 허위·과장 정보제공 책임을 부정하고 점주들의 청구를 기각해 왔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2가단163594 판결 등). 예상매출액은 장래의 추정치이므로 결과가 빗나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위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인접 5개 매장’ 원칙 어겼다면 위법

그러나 본사가 예상치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법정 산정 공식을 어겼다면 판단이 달라진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제9조 제5항에 따라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대규모 가맹본부는 계약 체결 시 예상매출액 범위와 산출 근거를 적은 서면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9조 제4항은 점포 예정지가 속한 시·도에 가맹점이 5개 이상 있는 경우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인접한 가맹점 5개’ 중 최고·최저 매출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매장의 직전 사업연도 매출환산액을 기초로 최저·최고액을 정하도록 강제한다. 최고액은 최저액의 1.7배를 초과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6월 19일 디저트39 가맹본부가 점포 소재지가 아닌 타 광역자치단체 매장을 비교군에 포함하는 등 자의적 방식으로 예상매출액을 산정한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1억 2,60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대법원 “산정 조작 시 누적 영업손실도 배상” 확립

과거 하급심 법원은 가맹본부의 산정 방식 위반이 드러나더라도 인테리어비 등 초기 개설비용만 통상손해로 인정하고, 운영 적자(영업손실)는 경기 변동이나 점주 역량에 따른 특별손해로 보아 배상을 배척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법원은 이 법리를 명확히 뒤집었다. 대법원은 주식회사 엔캣(못된고양이) 사건에서 인근 5개 매장 중 매출이 낮은 곳을 임의로 빼고 최저액을 과다 산정한 행위를 허위·과장 정보제공으로 규정했다(2021다300791). 이어 가맹점 운영 과정에서 ‘매출로 충당되지 않은 지출비용(영업손실)’ 역시 본사의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통상손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같은 해 다른 사건에서도 영업손실을 통상손해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대법원 2022다226104 판결).

가맹사업법 제37조의2는 가맹본부의 허위·과장 정보제공 행위에 대해 발생 손해의 최대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도록 규정한다. 본사가 산정 방식을 어겼다면 손해배상액이 초기 투자금을 넘어설 수 있는 셈이다.

폐업 전 ‘기초 자료’ 열람 청구부터 나서야

적자로 중도 폐업을 고민하는 가맹점주라면 섣불리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보다 본사가 교부한 산정서의 기초 자료부터 확보해야 한다. 가맹사업법 제9조 제4항에 따라 점주는 본사에 예상매출액 산출 근거 자료 열람을 서면으로 청구할 수 있다. 산정서에 반영된 5개 매장이 실제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가까운 5곳이었는지, 직전 사업연도 매출을 정상 반영했는지 대조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계약 체결일부터 4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면 가맹사업법 제10조 제1항에 근거해 가맹금 반환을 청구해 둘 수 있다. 본사의 산정 조작이 확인될 경우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이나 민사소송을 통해 위약금 2,000만 원 전액 면제 또는 영업손실 상계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지렛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