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육 부모가 교정시설에 수감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법원이 미성년 자녀와의 대면 면접교섭을 원천 배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면 접견과 영상통화는 엄연한 질적 차이가 있는 만큼, 막연한 우려만으로 직접 만날 권리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수형 중인 A 씨와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 내용 변경 심판 사건에서 대면 면접을 배제하고 영상통화만 허용했던 원심결정을 2026년 10월 8일 직권으로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2025스840).

사실관계

A 씨는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던 중 B 씨를 만나 아이를 임신했다. A 씨는 징역 4년 등을 선고받아 구속됐다가 형집행정지로 출소해 아이를 낳았고, 이후 재수감되면서 아이가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교정시설 안에서 동반 생활했다. 두 사람은 아이를 B 씨가 양육하되, A 씨가 출소하기 전까지 B 씨가 격주로 아이를 데려와 A 씨와 면접교섭을 진행하기로 법원 조정을 마쳤다.

그러나 A 씨가 별개 형사사건에서 징역 7년 6개월을 추가로 확정받고 아이의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교정시설로 이감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양육친인 B 씨는 기존 조정조항대로 면접교섭을 이행하기 어렵다며 법원에 면접교섭 방법 변경 심판을 청구했다.

1심·원심 판단

원심은 아이가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해 A 씨를 대면하는 방식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염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직접 만나는 대면 면접교섭을 완전히 배제하고, B 씨가 화상접견을 신청해 매주 1회 30분씩 영상통화 방식으로만 면접교섭을 진행하도록 변경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부모와 자녀의 면접교섭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가족 결합권에 기초한 권리이며, 수형자라는 이유만으로 대면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면접교섭을 배제할 수 있다”며 “막연한 우려를 내세워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하여야 한다”고 짚었다. 교정시설 접견이라도 자녀에게 미치는 긍정적 기능이 있고, 대면 면접교섭과 영상통화는 질적 차이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제41조가 미성년 자녀를 접견할 때 차단막이 없는 곳에서 만나는 ‘장소변경접견’을 보장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A 씨가 아이와 18개월간 함께 생활하며 유대를 쌓은 점도 고려했다. 원심 이후 주거지와 가까운 교정시설로 다시 이감된 사정이 있으므로, 방문 횟수나 방식을 조정해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법원이 정한 면접교섭 심판은 교정시설 소장의 접견 재량권 행사로 곧바로 제약되거나 변경되지 않는다”며 대면 접견을 원천 차단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