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 수감된 비양육 부모라도 교도소에 갇혀 있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와의 직접 만남을 전면 차단당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화상접견 등 간접적 접견 방식은 자녀와 직접 마주하는 대면 접견을 온전히 대신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수형 중인 어머니 A 씨가 아버지 B 씨를 상대로 낸 면접교섭 심판사건에서 화상접견만 허용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026년 10월 8일 결정했다(2025스840).

사실관계

A 씨는 형사사건 불구속 재판 중 임신한 뒤 구속됐다가 출산을 위해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2022년 5월 자녀를 낳았다. 같은 해 7월 생후 2개월 된 자녀와 함께 대구교도소에 재수감됐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상 허용되는 생후 18개월 규정에 따라 2023년 11월까지 교정시설 안에서 자녀를 직접 키우다 상대방인 B 씨에게 인도했다.

그 뒤 A 씨가 다른 교정시설로 이감되면서 대구에 머무는 자녀와의 만남이 어려워지자 법원에 면접교섭 심판을 청구했다. B 씨는 교정시설 환경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 등으로 대면 접견을 반대했다.

원심 판단

원심인 대구가정법원은 교정시설이라는 특수 환경이 미성년 자녀의 정서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이유로 직접 만나는 대면접견을 배제했다. 대신 모니터로 대화하는 화상접견(영상통화) 방식으로만 면접교섭을 진행하도록 결정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민법 제837조의2에서 규정한 면접교섭권의 취지와 형집행 관련 법령의 제도를 고려할 때, 비양육친이 교정시설에 수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대면 면접교섭을 배제하거나 면접교섭에 관해 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화상접견 등 간접적 방식은 대면 접견과 질적인 차이가 있어 완전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짚었다. 아울러 "수형자의 접견에 대한 교정시설 소장의 재량권 행사로 인하여 법원의 면접교섭에 관한 심판의 내용이 곧바로 제약되거나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가사비송사건에서 가정법원은 청구취지에 구애받지 않고 자녀의 복리를 위해 후견적 입장에서 직권으로 면접교섭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판결 의의

이번 결정은 교정시설 환경을 이유로 수형 부모와 자녀의 직접 대면을 원천 배제하고 비대면 화상통화만 허용하던 하급심 실무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자녀의 이동 부담이나 심리적 우려는 형집행법상 장소변경접견 제도를 활용하거나 면접 횟수를 조정해 해소할 수 있으므로, 수감 사실 자체를 이유로 직접 대면권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