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 수용된 특정인에게 거액의 영치금이 몰려 사적 금고나 비과세 정치자금 창구로 변질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 10인은 2026년 10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접수됐다(의안번호 2221961).
개정안은 교정시설에 보관돼 수용자가 사용하는 '보관금'의 법적 정의를 신설했다. 아울러 교정시설의 장이 보관금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법률상 관리 의무를 명문화했다.
수용자 외의 사람이 보낸 금품이 정치자금법이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기타 법령을 위반할 우려가 있으면 교정시설의 장이 해당 금품을 송부자에게 의무적으로 되돌려 보내도록 규정했다.
보관금 출금 심사 기준도 엄격하게 마련했다. 수용자가 가족(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지원하거나 정당한 용도로 신청했을 때만 사정을 살펴 허가한다. 반면 범죄수익 은닉이나 처분, 재판·결정·영장 집행 회피 목적이 의심되거나 법령 위반, 시설 안전과 질서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면 출금을 불허하거나 제한하도록 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법무부 예규인 영치금품 관리지침에 따라 1인당 보관 한도 400만 원, 시설 내 1일 사용 한도 2만 원만 묶여 있을 뿐 외부 송금 횟수나 총 유입액을 통제하는 상위 법률상 근거가 미비했다. 이 때문에 한도를 넘겨 입금된 금액을 외부 계좌로 반복 분할 이체하는 편법을 차단하기 어려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등에 따르면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에게 약 1년간 유입된 영치금은 부부 합산 21억9,000만 원(윤 전 대통령 약 19억5,000만 원, 김 씨 약 2억4,000만 원)에 달했다. 2026년 대한민국 대통령 연봉(약 2억7,000만 원)의 약 8배에 이르는 규모다. 인터넷 팬카페와 특정 유튜브 채널 등에서 계좌번호가 퍼지며 각각 수만 회에 걸쳐 입금이 이뤄졌고, 수령액의 99% 수준이 500회 이상 외부 계좌로 쪼개져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교정공무원들이 수용자의 반복적인 외부 송금 업무를 대행하며 본연의 교정·교화 행정력을 낭비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법무부 이진수 차관은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 영치금 제도를 편법 악용한다는 지적을 두고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개선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되면 수용자 생필품 구매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난 팬덤 후원금이나 편법 정치자금 통로가 막히게 된다. 벌금과 추징금 등 재판 집행을 피하려고 보관금을 빼돌리는 행위 역시 제한된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심의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