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 임직원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타 증권사에서 배정받은 공모주를 그 계좌에서 곧바로 매도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정부 유권해석이 나왔다. 청약 기회를 보장하려 둔 복수 계좌 예외 규정은 주식을 사들이는 청약 행위 자체에만 한정되며 매도까지 허용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법제처는 민원인이 질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4조 제3항 제1호 나목 관련 법령해석 안건에 이같이 회신했다고 2026년 10월 23일 전했다(안건번호 26-0514). 회신일자는 10월 21일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63조 제1항 제2호는 금융투자업 임직원이 자기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할 때 불공정행위와 이해상충을 막고자 하나의 회사를 선택해 하나의 계좌로만 거래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같은 법 시행령 제64조 제3항 제1호 나목은 ‘모집·매출의 방법으로 발행되거나 매매되는 증권을 청약하는 경우’에 한해 둘 이상의 회사를 이용한 거래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일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이 특정 주관사에서만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타사 계좌를 개설해 청약한 뒤 상장일에 해당 계좌에서 즉시 주식을 매도해도 법적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혼선이 이어져 왔다.
법제처는 청약과 매도가 법적으로 엄격히 구별된다고 선을 그었다. 청약은 일정한 계약 체결을 목적으로 하는 일방적·확정적 의사표시로서 공모주를 취득하거나 매수하기 위한 행위다. 배정받은 주식을 추후 파는 행위까지 ‘공모주를 청약하는 경우’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법제처는 “시행령에서 공모주 청약을 하나의 회사를 통한 매매 원칙의 예외로 규정한 것은 공모주 청약을 취급하는 투자중개업자가 정해져 있어 기존에 거래하던 회사를 통해 청약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 때문”이라며 “이러한 제약이 배정받은 공모주를 상장 후 매도하는 단계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니므로 예외 취지는 청약 행위에만 미친다”고 짚었다.
매도 절차의 대안이 존재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법제처는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따른 계좌간 대체를 거쳐 기존에 등록된 본인 계좌로 주식을 이전한 뒤 매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약 증권사 계좌에서의 직접 매도를 제한하더라도 매도 권리 자체가 박탈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 유권해석에 따라 금융투자업 임직원이 타 증권사 청약 계좌에서 직접 주식을 팔 경우 금융당국의 과태료 부과와 내부 징계 등 제재 처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증권사와 운용사 등 컴플라이언스 부서 역시 임직원의 공모주 거래에서 타사대체 후 매도 여부를 점검하는 등 내부통제 지침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