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민연금 납부 내역과 사학연금, 장애인고용·복지 자격, 경찰청 보유 정보를 관공서 창구 방문이나 종이 서류 발급 없이 디지털 데이터로 직접 넘겨받을 수 있다. 각종 금융·행정 서비스 활용도 한층 수월해진다. 공공기관이 법률상 의무로 수집·보관하던 개인정보가 마이데이터 전송 영역으로 대거 편입되면서, 흩어진 연금·복지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서비스가 본격적인 법적 발판을 마련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10월 14일 회의를 열고 '본인전송요구 대상 개인정보 지정에 관한 건'(의안번호 제2026-020-128호)을 심의해 원안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교육부 산하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찰청이 보유한 개인정보가 정보주체의 본인전송요구 대상 정보로 공식 지정됐다.
법령상 공공 데이터까지 전송요구 확대
이번 의결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을 직접 근거로 삼았다. 정보주체의 동의나 계약 체결에 기초해 수집한 민간 기업 정보와 달리, 공공기관이 법률 규정(법 제15조 제1항 제2호 등)이나 소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처리하는 개인정보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요청하고 개인정보위원회가 심의·의결해야만 전송요구 대상이 된다. 이번에 지정된 정보 역시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로 처리되는 원본 형태의 데이터이며, 기관이 가공·분석해 별도로 생성한 정보는 제외된다.
정부는 2023년 3월 14일 법을 개정해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신설한 뒤 2025년 3월 13일부터 의료·통신 분야에 우선 적용했다. 이어 2026년 8월 전 분야 확대를 뼈대로 한 시행령 개정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 보유 데이터의 지정 절차가 속도를 냈다. 개인정보위는 앞서 2026년 6월 24일 국가보훈부·법무부·국민건강보험공단 등 8개 기관 정보를 1차로 지정(제2026-012-083호)했고, 같은 해 8월 26일 6개 기관 정보를 2차 지정(제2026-017-114호)한 데 이어 연금·복지·치안 분야 주요 기관까지 범위를 넓혔다.
불안정한 화면 갈무리 대신 안전한 전송 체계로
이번 지정에 따라 일반 국민은 연금 가입 이력이나 사회복지 실적, 장애인 고용 자격 증명 등을 증명서 형태로 떼지 않고 본인이나 위임을 받은 대리인에게 곧바로 전송할 수 있다. 핀테크 등 마이데이터 사업자 역시 이용자 아이디·비밀번호를 받아 화면 정보를 긁어오던 이른바 '웹 스크래핑' 방식에서 벗어나, 법적으로 보장된 공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체계로 안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관련 기업과 대리인에게는 엄격한 컴플라이언스 준수 의무가 뒤따른다. 자동화 도구로 국민의 전송요구를 대리하려는 기업은 안전관리 기준을 갖추고 정보전송자와 사전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인정보위가 진행한 1·2차 시범기간 동안 370여 개 기업·기관에서 약 700건의 사전협의 수요가 접수되는 등 규제 준수 절차도 본격화했다.
개인정보위는 송경희 위원장을 중심으로 "시행령 개정에 따라 시행되는 본인전송요구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공공기관 전송정보 지정 확대와 전송체계 구축을 지속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정 기관인 교육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은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수정해 전송요구 대상 세부 항목을 공지하고 전송 연계 체계를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