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면허 없이 음주운전을 거듭한 운전자도 차량에 음주운전 방지장치(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해야만 다시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인지능력이 떨어진 고령자나 치매 의심 운전자는 경찰관과 직계가족이 직접 적성검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경찰청 소관의 개정 도로교통법(법률 제22067호)이 2026년 10월 13일 공포됐다. 이번 개정은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 대상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고위험 운전자 관리 체계와 고속도로 주·정차 단속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골자다.
무면허 음주 재범 사각지대 해소
종전 도로교통법 제80조의2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 조건부 운전면허 대상을 '음주운전 위반으로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받은 사람'으로만 한정했다. 애초에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반복한 사람은 취소 처분을 받을 면허 자체가 없어, 결격기간이 지난 뒤 신규 면허를 취득할 때 방지장치 부착 의무에서 빠져나가는 허점이 있었다. 법안 발의 당시 음주·무면허 2회 이상 운전자는 1,246명으로 전체의 10.2%에 달했다.
개정법은 5년 이내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 등을 재위반할 당시 무면허 운전(제43조 또는 제96조 제3항)을 저지른 사람도 조건부 운전면허 발급 대상에 포함했다(제80조의2 제1항 제2호). 무면허 음주운전 재범자 역시 면허 결격기간이 끝난 뒤 결격기간과 같은 기간 동안 자비로 방지장치를 부착해야만 차량을 운전할 수 있다. 이 조항은 공포일인 2026년 10월 13일부터 즉시 시행됐다.
가족과 경찰관의 수시 적성검사 요청권
안전운전이 불가능하다고 의심되는 운전자 관리망도 강화됐다. 신설된 제89조의2에 따라 경찰공무원과 운전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은 수시 적성검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상대로 경찰청장에게 검사 실시를 요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장기요양등급 판정자 위주로만 통보가 이뤄져, 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치매 진단자는 운전능력 저하 우려에도 정밀 검증 없이 운전을 계속하는 사각지대가 컸다. 개정법은 요청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직무상 알게 된 최소한의 정보만 활용하도록 개인정보 보호 장치도 뒀다. 이 제도는 하위법령 정비를 거쳐 공포 후 1년이 지난 2027년 10월 14일 시행된다.
고속도로 갓길 주·정차 무인단속 과태료
대형 2차 사고를 유발하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의 불법 주·정차 단속도 엄격해진다. 개정법은 제64조(고속도로등에서의 정차 및 주차의 금지) 위반 행위를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단속 대상에 추가했다(제160조 제3항 및 제161조 제1항).
그동안 현장 경찰관의 직접 적발에만 의존하던 갓길 불법 주·정차 차량도 폐쇄회로(CC)TV 등 영상기록매체로 위반 사실을 입증해 단속할 수 있게 된다. 운전자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차량 고용주나 소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 규정은 공포 6개월 뒤인 2027년 4월 14일부터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