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과 주재관이 개인 사정으로 본국을 찾을 수 있는 문턱이 대폭 낮아진다. 그동안 한 번 쓰면 끝이던 일시귀국을 횟수 제한 없이 연간 30일까지 나눠 쓸 수 있게 바뀌고, 험지나 고산지대 근무자를 위한 저지대 요양 및 휴양 규정도 복무규정에 명문화됐다.

정부는 2026년 10월 27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 제36787호 ‘재외공무원 복무규정 일부개정령’을 공포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외교부는 앞서 1월 30일 해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심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개정된 제21조제5항 및 제6항에 따르면 재외공무원이 공무 외 목적으로 일시귀국할 수 있는 기간은 종전 ‘연 1회 20일’에서 ‘연간 30일’로 확대됐다. 기존에는 연 1회 횟수 제한 탓에 며칠만 귀국해도 남은 일수가 소멸했으나, 앞으로는 연간 총 30일 한도 안에서 여러 차례 쪼개어 쓸 수 있다. 일시귀국 일수가 연간 30일을 넘길 때만 종전처럼 외교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정했다.

특수 근무지 파견 인력의 건강권 보장 조항도 신설됐다. 새로 들어간 제22조의2에 따라 근무 조건이 불리하다고 외교부장관이 인정하는 지역 근무자는 연간 20일 범위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지휴양을 갈 수 있다. 해발고도가 높아 고산병 위험이 큰 고산지역 근무자에게는 연간 20일 범위의 저지대(低地帶) 요양이 허용되며, 의료 여건이 취약한 지역 근무자는 연간 7일 범위에서 타 지역 의료검진을 받을 수 있다.

행정 절차와 개인정보 처리 규정도 정비됐다. 제21조제8항을 신설해 외교부장관이 일시귀국 허가 및 신고를 확인할 때 전자정부법상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출입국사실증명을 직접 조회할 수 있게 했다. 공무원이 동의하지 않을 때만 종이 증명서를 별도 제출받는다. 아울러 제25조에 가족 동반, 일시귀국, 제3국 여행 허가, 휴양 및 요양 사무 처리를 위해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등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시했다.

재외공관의 조직 운영 기준도 함께 다듬었다. 제11조의3을 개정해 공관장이 업무량과 인력 사정을 고려해 소속 재외공무원의 업무분장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되, 타 부처 주재관 등 외무공무원이 아닌 직원의 고유업무는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제13조제4항에는 주재관 징계 요구 대상에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을 명확히 적시했다.

이번 개정령은 공포 당일인 10월 27일부터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다만 부칙 제2조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개정령 시행 전까지 이미 다녀온 공무 외 일시귀국 기간도 개정 규정에 따른 연간 30일 한도에 포함해 합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