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무회의에서 개별 담합 사건 제재 방침을 사전에 언급해 준사법기관의 독립성을 흔들었다는 지적에 공식 반박했다. 위원장 발언은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원칙론일 뿐, 심의 결과나 수위를 미리 정한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28일 설명자료를 내고 "개별 사건에 대해 외부의 영향이나 지시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독립적·중립적으로 심의·의결하고 있으며 제재 수위도 이에 따라 결정한다"고 밝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39조는 공정위 위원이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이번 논란은 2026년 10월 28일 이데일리가 「李 질책에 “엄단”…심판 독립성 흔드는 국무회의」 제하의 기사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데일리는 2026년 2월 3일 국무회의에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의 발언을 들어 "심의 전 처리 방향이 정해졌다", "국무회의 보고가 위원회의 독립과 공정성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정거래 사건의 낮은 처벌 수위와 전속고발권 구조를 질책하며 "범죄로 이익을 얻은 이들에 대한 처벌이 가볍기 때문에 일반적인 예방 효과가 없고 재범하는 이들이 많다", "엄정하게 좀 규정도 만드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설탕 담합 사건 심의 일정이 2월 11일 전원회의로 잡혀 있음을 보고하며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 "최대한 엄중하게 경종을 울리는 그런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발언 직후인 2026년 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열린 공정위 전원회의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에 과징금 총 4,083억 1,300만 원(잠정) 부과와 가격 재결정 명령 등을 의결했다. 이는 당시 공정위 부과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에 달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경제적 제재 실효성 강화와 민생분야 독과점·담합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은 2026년 업무보고에서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한 일관된 정책 방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위원장이 언급한 '엄중하게 경종을 울리는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는 발언은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심의 결과나 제재 수위를 사전에 예단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와 기업 법무팀에서는 전원회의 심판관인 위원장이 대통령 앞에서 제재 방향을 사전에 약속한 구조 자체가 향후 행정소송에서 중대한 불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피심인 기업이 예단 배제 원칙 위반과 방어권 침해 등 절차적 하자를 들어 처분 취소를 청구할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정위는 담합 과징금 부과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상향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밀가루, 전분당, 계란, 돼지고기 등 민생 밀접 식료품 분야 담합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순차적으로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조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