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건물을 세놓은 임대인들이 월세와 관리비를 제때 내지 않는 임차인 때문에 속앓이를 겪는 일이 빈번하다. 보증금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세입자의 차임 미납을 지켜보다가는 미납 총액이 보증금을 넘어서고 상가를 비워내지도 못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민법상 일반 건물 임대차는 2기 연체로 해지가 가능하지만 상가 임대차는 세입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3기라는 별도 기준을 둔다. 여기서 3기는 단순히 3차례 납부를 거른 횟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밀린 차임의 총 누적액이 3개월 치 월세에 도달해야 함을 의미한다. 월세가 200만 원이라면 누적 미납액이 600만 원에 도달해야 법적 해지 요건이 충족된다.
주의할 점은 관리비 체납액을 월세와 합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법조계 실무에서는 임대차계약서에 관리비를 차임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명시적 특약이 없는 한 관리비는 부수적 채무로 분류한다. 관리비를 수백만 원 체납했더라도 순수 월세 연체액이 3기분에 이르지 못했다면 상가임대차법상 법정 해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미납된 관리비는 임대차가 완전히 끝난 뒤 보증금에서 정산해 공제하는 방식으로 회수해야 한다.
법적 해지 요건을 갖췄다면 가장 먼저 임대차계약 해지 통고서를 작성해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해야 한다. 민법 제111조 제1항에 따라 해지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26년 6월 24일 선고한 판결(2024다320215)에서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분에 달해 해지권이 발생했다면 소장이 송달되기 전에 임차인이 월세 일부를 갚아 미납액이 3기 미만으로 줄어들더라도 임대인의 해지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 번 3기 연체 요건이 채워지면 세입자가 뒤늦게 일부를 변제하더라도 임대인의 계약 해지를 막을 수 없다.
임차인이 상가를 넘겨주지 않고 버틴다면 관할 법원에 건물인도청구 본안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소송과 동시에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집행해 두는 절차가 필수다. 가처분 없이 명도소송만 진행하다가 재판 도중 임차인이 다른 제3자에게 상가 점유를 넘겨버리면 승소 판결문을 받더라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어 새로운 점유자를 상대로 소송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 건물 안에서 여러 호실을 한 임차인이 사용하더라도 구분등기가 된 상가라면 다른 소유자의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본인 소유 호실만 단독으로 명도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상가 명도소송은 소장 접수부터 1심 판결까지 통상 4~8개월이 걸리지만 세입자가 송달을 피하거나 소송 과정에서 다툼이 길어지면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 판결 선고 뒤에도 퇴거를 거부하면 법원 집행관을 통한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을 거쳐 점유를 최종 회수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