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죄로 정식 재판을 앞둔 상태에서 별도의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를 당하더라도 곧바로 징역형 등 실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두 사건은 독립된 범죄이므로 각각 죄질과 합의 여부를 따져 형량을 정한다. 다만 재판 도중 저지른 추가 범행으로 평가받으면 양형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모두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보호법익으로 삼지만 법률상 구성요건이 전혀 다른 별개 범죄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 없이 사람을 경멸하는 표현을 할 때 성립하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반면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죄는 사실을 적시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을 적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더 무겁다.

선행 사건에서 벌금형을 받는다고 해서 후행 사건에 곧바로 누범가중이 붙지는 않는다. 형법 제35조에 따른 누범가중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뒤 3년 안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을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벌금형 전력 자체는 법정 누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정 누범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법원의 양형 단계에서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모욕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도중 유사한 비방을 저지르거나 동일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반복했다면 재판부가 재범 위험성과 불량한 죄질을 무겁게 평가한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광범위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했거나 악의적 비방이 확인되면 벌금형을 넘어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형사상 불이익을 줄이려면 피해자와의 조기 합의가 핵심이다. 형법 제312조에 따라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이고,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받아 법원에 내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한다.

이미 정식 재판 기일이 지정된 선행 모욕죄 사건에서는 진지한 반성 태도를 소명하고 합의서 등 유리한 양형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해야 한다. 새로 고소된 명예훼손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발언 내용의 사실관계와 위법성 조각 사유를 차분히 정리하고, 신속하게 합의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