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 감소로 경영이 어려워졌다며 계약기간이 남은 보육교사에게 퇴사를 거듭 요구하고, 지적사항을 나열하며 시말서 제출을 압박하는 사례가 노동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근로계약 만료 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사직을 강요하거나 반성문을 요구하는 행위는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전직, 감봉 등 징벌을 하지 못한다.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교사에게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직무를 변경하거나 퇴사를 종용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 반복적인 면담을 열어 사직 결정을 재촉하거나 가족을 빗대어 모욕적 언행을 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금지하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반성 강요하는 시말서는 거부 가능…사실 경위서로 작성해야
사용자가 업무 태도를 문제 삼아 시말서 작성을 지시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문구의 성격’이다. 대법원은 단순히 사건 경위를 보고하는 수준을 넘어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취지의 시말서 제출을 강제하는 것은 헌법 제19조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 위법·무효라고 판결했다(2009두6605). 근로자는 반성문 작성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징계 처분 역시 효력이 없다.
사용자가 포괄적인 잘못 인정을 요구할 때는 사죄 문구를 빼고 당시 상황과 소명 내용을 객관적으로 적은 ‘사실관계 경위서’ 형태로 제출해야 한다. 잘못을 자인하는 서약서나 반성문을 작성해 제출하면 향후 부당징계나 해고 다툼에서 불리한 근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CCTV 근태 감시는 형사처벌 대상…증거 확보 후 고용노동청 진정
교사의 업무 태도를 감시하겠다며 어린이집 CCTV를 언급하는 행위 역시 불법이다. 영유아보育법상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은 아동학대 예방과 영유아 안전이라는 명시적 목적으로만 운영돼야 한다. 대법원은 보육교사의 근무 태도를 감시하거나 징계 근거로 삼기 위해 CCTV 영상을 열람·활용하는 행위를 개인정보 보호법상 ‘수집 목적 외 이용’으로 보고 위법하다고 판시했다(2023도18539).
원장 등 사용자가 직접 괴롭힘 가해자인 경우 관할 고용노동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용자에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 지속적인 압박에 못 이겨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비진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면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으므로, 면담 일시와 발언 내용 녹음, 지적사항 문서 열람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증거를 보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