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을 전혀 받지 않고 무재산 상태가 됐더라도 곧바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복지당국이 재산분할청구권 포기를 고의적인 재산 은닉이나 증여로 판단할 경우, 해당 몫을 처분재산으로 산정해 수급 자격에서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에 따르면 법률혼 관계가 해소되면 전 배우자는 보장가구와 부양의무자 범위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부부 상태에서는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이 모두 합산돼 수급 기준을 넘기기 쉽지만, 이혼 신고와 주민등록상 세대 분리가 끝나면 단독가구 기준으로 심사를 받게 된다.
단독가구 분리돼도 재산 포기는 '기타재산' 산정
핵심 쟁점은 이혼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 변동이다. 정당하게 받아야 할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를 별다른 사유 없이 포기하거나 상대방에게 무상 이전한 채 수급을 신청하면, 지자체는 이를 '처분·기타재산'으로 반영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반재산은 월 4.17%, 금융재산은 월 6.26%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돼 실제 소득이 없어도 기준액을 초과해 탈락하게 된다.
대법원은 이혼 전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각서는 무효라고 보면서(2015브10000 결정),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나 심판 전까지 구체적 권리로 확정되지 않은 복합적 권리(2023마5758 결정)라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행정 실무상 보장기관은 수급권 취득을 위한 의도적 무재산 상태 조성을 엄격히 가려낸다.
공동재산 부재 사유 입증해야…부정수급 시 전액 환수
이 때문에 재산분할을 받지 못한 정당한 사유를 서류로 입증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공동재산이 애초에 없었거나 부채가 자산보다 많았던 사실, 상대방의 채무 초과 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복지당국은 서류상 협의이혼 뒤 실질적인 동거와 경제적 결합을 유지하는 위장이혼 의심 가구나 재산은닉 가구를 중점관리대상으로 분류해 연 2회 이상 사후 확인조사를 벌인다. 실질적 이혼이 아니거나 부정수급으로 판정되면 이미 지급한 보장비용은 전액 환수된다.
이혼신고·주거분리 마친 뒤 주민센터 신청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신청하려면 먼저 가정법원의 의사확인을 거쳐 시·구·읍·면사무소에 이혼신고를 마치고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해야 한다. 실질적인 주거지 분리까지 마친 뒤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에 사회보장급여 신청서와 소득·재산신고서,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 접수 후 관할 시·군·구 통합조사관리팀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으로 신청인의 금융·부동산 내역과 근로능력 여부, 주거 실태 등을 종합 조사하며, 최종 결정 통지까지는 통상 30일에서 60일이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