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동물보호시설이 동물보호법이 정한 시설 기준을 모두 갖췄더라도 농지법이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을 위반했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신고를 먼저 수리한 뒤 불법건축물이나 농지 무단전용을 이유로 시설을 사후 폐쇄하면 보호 중인 유기동물을 다시 이동시켜야 하는 등 중대한 혼란이 발생하므로, 신고 단계에서 다른 법령 위반 여부를 함께 심사할 공익상 필요가 인정된다는 취지다.
법제처 해석 내용
법제처는 2026년 9월 2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요청한 동물보호법 제37조 관련 질의에 대해 "시장·군수·구청장 등은 보호시설의 시설 또는 건물이 농지법 또는 국토계획법 등 다른 법령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여 보호시설 운영신고의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안건번호 26-0437).
동물보호법 제37조제3항은 시장 등이 보호시설 운영신고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해 '이 법에 적합하면' 수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동물보호법 외에 농지법이나 국토계획법 위반 여부까지 심사해 신고를 반려할 수는 없다는 해석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법제처는 동물보호시설 운영신고가 행정청의 실질적 심사가 필요한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행규칙 제23조제1항에 따라 시설 기준 확인 자료와 건물 명세서, 사후관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타 법령 심사 가능한 이유
법제처는 입법목적이 다른 법률들이 하나의 행위에 각각 요건을 둘 때는 원칙적으로 각 법률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8두22631)를 근거로 들었다. 동물보호법이 농지법이나 국토계획법에 우선해 배타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며, 입지 규제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 조항도 없다는 것이다.
사후 제재에 따른 한계도 핵심 근거로 꼽았다. 법제처는 "농지법 제32조에 따른 행위 제한이나 국토계획법 제76조에 따른 용도지역별 건축 제한 등으로 허용되지 않는데도 신고를 수리한 뒤 사후 조치하도록 한다면, 행정력 낭비뿐만 아니라 보호 중인 동물을 이동시켜야 하는 추가 문제가 생긴다"며 "신고 단계에서 관계 법령 위반 여부를 함께 심사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장 파장과 향후 일정
이번 해석으로 소음과 악취 민원을 피해 농업진흥구역(절대농지)이나 개발제한구역 등 비도시지역에 자리 잡은 민간 동물보호소들은 운영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동물보호법상 격리실·사육공간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부지의 농지전용 허가나 적법한 건축물 허가를 받지 못하면 지자체 신고 수리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농지법상 용도변경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타 법령 심사를 엄격히 적용하면 대다수 민간 보호시설이 불법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관할 지자체는 사전 합동 심사를 거쳐 불법 입지 시설의 난립을 방지할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는 보호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6년 4월 27일부터는 보호동물이 20마리 이상인 소규모 시설까지 신고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