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교사의 칭찬을 받은 동급생을 향해 큰 웃음과 함께 비꼬는 말을 던져 망신을 준 경우 형법상 모욕죄 처벌은 어렵지만 학교폭력 심의 대상에는 오를 수 있다. 형사사법상 모욕죄와 행정절차인 학교폭력예방법상 피해 인정 범위가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최근 교실 안에서 교사의 칭찬 직후 동급생이 "진짜요? 아닐텐데요?"라며 비웃어 반 전체 앞에서 수치심을 느꼈다는 학생의 상담 사례가 나오면서, 교실 내 조롱 행위의 사법 처리와 학교폭력 인정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판례상 모욕죄 성립 기준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교실 안에서 여러 학생과 교사가 함께 듣는 상황은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어 공연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발언 내용이 법률상 경멸적 표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법원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표현은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다(2020도14576 판결 등). 부정적·비판적 의견 표명에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 쓰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교폭력예방법상 포괄 범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폭행뿐만 아니라 명예훼손·모욕, 따돌림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폭넓게 정의한다. 형법상 범죄 구성요건을 엄격히 충족하지 않더라도 피해 학생이 겪은 정신적 고통과 지속성에 따라 징계 처분이 가능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장영돈 변호사는 "교사의 칭찬을 공개적으로 부정하며 망신을 준 행위는 단순히 친구들 사이의 짓궂은 장난을 넘어 질문자님의 사회적 평가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도 "해당 발언이 법률적으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는지는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정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체해결 감소와 절차적 주의점
학교 현장에서는 사소한 언어 갈등도 자체 종결되지 않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직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학교폭력 사안 중 학교장 자체해결 종결 비율은 2021학년도 64.8%에서 2025학년도 48.3%로 16.5%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학폭위 심의 건수는 2만 3,579건에서 2만 9,405건으로 24.7% 증가했다.
형사 고소를 진행할 때 형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하며, 가해자가 만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라면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절차를 밟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