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지인이 건넨 신종 담배나 허브 형태 물질을 무심코 흡입했다가 마약 투약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만취 상태에서 일반 담배로 오인해 피웠다는 주장만으로 혐의를 벗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브마약으로 불리는 합성대마는 식물성 잎에 인공 합성된 칸나비노이드 유사 화학물질을 분사해 제조한 신종 물질이다. 외형과 흡입 방식이 일반 연초나 전자담배와 비슷해 흡입자가 단순 기호품이나 천연 대마로 오인하기 쉽다.

법조계에서는 술에 취해 마약류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고의 부인이나 심신미약 사유로 온전히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본다.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정한다. 자발적 음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마약을 흡입했더라도 형사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범죄 고의와 관련해 행위자가 정확한 화학 성분명이나 세부 법률 조항을 알지 못했더라도 오남용 우려가 있는 규제 물질일 수 있다는 개괄적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한다(2003도7507). 전달 장소와 은밀한 전달 방식, 무상 취득 경위 등 제반 정황상 통상적인 제품이 아님을 의심할 수 있었다면 고의가 인정되는 셈이다.

처벌 수위 역시 일반 대마초보다 무겁다. 천연 대마를 단순 흡연하거나 소지한 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반면 합성대마는 위험성이 높은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으로 분류돼 동법 제5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받는다.

마약 투약 고의가 없었음을 인정받으려면 타인의 적극적인 기망으로 마약류임을 전혀 알 수 없었던 객관적 사정을 명확히 소명해야 한다. 지인과의 대화 내역, 전달 당시 전후 정황, 결제 내역 등을 토대로 불법성 인식이 전무했음을 초기부터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