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채 수년간 일하다 갑작스러운 퇴사 통보를 받더라도, 근로자는 일한 기간에 상응하는 법정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모두 요구할 수 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사업주의 법 위반 사안일 뿐, 근로자가 제공한 노동의 대가와 법적 보호 권리 자체를 없애지 못한다는 것이 노동법령과 일선 노무 전문가들의 확립된 기준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와 제8조에 따르면 주당 소정근로시간이 4주 평균 15시간 이상이고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는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받을 권리가 생긴다. 과거에는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됐으나 2010년 12월 1일부터 상시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사용자는 퇴직급여법 제9조에 따라 근로자가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전액 지급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근로계약서가 없더라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증명하면 퇴직금을 온전히 산정받을 수 있다. 급여 통장 입금 명세, 4대 보험 가입 이력,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가 오간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대화, 동료 진술 등이 객관적 입증 자료로 쓰인다. 노동당국과 법원은 서면 계약이 없더라도 실질적인 노무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뤄졌다면 묵시적 근로계약 성립을 인정해 근속기간과 임금을 계산한다.
구두로 "당장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면 해고예고수당 청구도 가능하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며, 예고하지 않고 즉시 해고하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이 규정은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이상인 근로자라면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을 포함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이라면 해고 통보에 맞서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도 밟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당한 근로자는 해고가 발생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낼 수 있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업주의 근로계약서 미작성 행위 자체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근로기준법 제17조와 제114조는 임금과 근로시간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해 교부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정하고 있다. 퇴직 후 14일이 지나도록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정산받지 못한 근로자는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임금체불 진정과 근로계약서 미작성 신고서를 접수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