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이나 해외직구로 결제한 물건이 한 달 넘게 오지 않고 판매자가 연락까지 피하면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상호를 밝히며 고발 글을 올리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공개 게시판에 특정 업체를 지목해 사기꾼이나 사기 업체로 단정하는 표현을 쓰면 거꾸로 형사 고소를 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단순한 배송 지연이나 연락 두절 상태만으로는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로 단정하기 어렵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판매자가 계약 체결 당시부터 물품을 공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대금을 가로채려 했다는 편취의 고의가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 변경에 따른 이행 지연은 원칙적으로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
감정이 앞서 온라인 게시글에 특정 상호를 거론하며 사기 업체로 단정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위반으로 처벌받을 위험이 생긴다. 정보통신망법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무법인 강현의 장우건 변호사는 "공개 게시글에서 특정 상호를 지목해 사기로 단정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분쟁 위험이 있다"며 "사실에 근거한 거래경험 공유 수준을 넘는 단정적 표현은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배송 지체 피해를 겪었을 때는 폭로 글 대신 법률이 보장하는 환불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는 선지급식 통신판매의 경우 대금을 받은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공급 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급이 불가능할 때는 사유를 지체 없이 알리고 환급해야 한다. 같은 법 제18조에 따라 계약이 해제되면 판매자는 3영업일 이내에 대금을 돌려줘야 하며, 이를 늦추면 연 15% 범위의 지연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증거 확보가 핵심이다. 주문 내역서와 상품 페이지, 약관 캡처, 판매자와 나눈 문의 기록을 정리한 뒤 결제 플랫폼에서 구매확정 전 미배송 분쟁을 접수하거나 신용카드사에 결제취소(차지백)를 신청해야 한다. 이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다.
장우건 변호사는 "형사상 사기 고소는 처음부터 편취의사를 입증해야 하므로 단순 지연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며 "거래 사실을 차분히 정리해 해제와 환불 요구부터 분쟁창구 활용, 필요 시 신고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불확실성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